정청래 주도 1인1표제 놓고 당내 반발···“속도보다 중요한 건 정당성”
“졸속 개혁” “영남 지역 과소 대표”
24일 당무위, 28일 중앙위 거치면 최종 확정
정청래 “미룰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 과제” 반박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을 놓고 전국정당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인1표제가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가 오는 24일 당무위에서 개정안 의결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 시절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강득구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에 대해 “당원 주권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 바로 전국정당의 완성”이라며 공개 우려를 표했다.
강 의원은 “대의원제에는 단순한 ‘기득권 구조’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역 균형, 전국 정당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당이 축적해 온 전략적 보완 장치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인1표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로 그 보완 장치의 취지까지 없애버린다면, 우리 당 역사와 정체성,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졸속 개혁이 될 수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 주권과 전국정당을 동시에 실현하는 ‘1인1표+@’의 균형 잡힌 보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는 것도 비판했다. 강 의원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성, 표면적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과 미래의 설계”라고 적었다.
당직자 출신인 윤종군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체 권리당원 중 TK는 2%대이고, 영남 당원 전체도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일반 유권자 대비 영남 지역 대표성이 너무 과소 대표되는 문제가 있다. 또 영남지역 당원들의 소속감, 자긍심 또한 약화할 우려가 크다”고 적었다. 그는 “동진 확장 전략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이후 우리 당의 일관된 당세 확장 전략이었다”며 “영남지역 당 활동 활성화, 당원 자긍심 고취를 위한 최소한의 동인을 제공하는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전날 비판 논평을 냈다. 혁신회의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호남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 목소리는 과대 대표하고, 영남 등 취약 지역 목소리는 왜곡할 것이라는 우려는 당내에서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구, 경북 같은 당세가 열악한 곳에서 (1인1표제가) 전국 정당을 지향하겠다는 당의 기본 노선과 다르게 작동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한다”며 “뭔가 보완할 방안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당원 수(164만명)가 크게 늘었고, 온라인 중심의 활동이 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대의원제가 유효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영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선거를 보면) 결국 대의원들도 일반 권리당원들 분위기에 수렴된다”며 “당원이 적은 지역의 의견 왜곡 부분도 이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인1표 개정이 권리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이번 논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 시절 (1인1표제는) 다 정리된 상황인데, 오해받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며 “정 대표 당선 때 권리당원보다는 대의원들 지지도는 좀 낮지 않았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추진돼 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헌법에서 보장한 평등선거 1인1표제는 더 미룰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 과제”라며 “국민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주권시대로 화답해 달라”고 적었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24일 당무위, 28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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