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릴리가 보여준 '잘 키운 신약의 힘'…국내사 진화도 잰걸음
에이비엘바이오·리가켐바이오, 기술수출 성과 앞세워 후기 임상 자체 수행 기반 구축
앞선 이전 물질 상업화도 가시권…국내 신약 개발사 사업 모델 진화기 진입 선봉

미국 일라이 릴리(릴리)가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472억원)를 돌파했다. 비만·당뇨신약 '젭바운드'(마운자로)의 압도적 시장 장악력을 앞세운 결과로 '잘 키운 신약'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명료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에 아직 그 규모가 글로벌사에 미치진 못하지만, 신약 개발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 사업 모델 진화를 이끌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의 잠재력도 주목받는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조18억달러(약 1474조7000억원)로 장을 마감했다. 제약업계 최초는 물론, 전체 미국 상장사 중에서도 10개사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릴리의 시총 동력은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다. 두 품목 모두 GLP-1 계열 약물로 같은 성분(티르제파타이드)이지만 비만은 젭바운드, 제2형 당뇨는 마운자로라는 명칭으로 구분된다. 미국에선 2022년 마운자로가 먼저 승인된 후, 이듬해 젭바운드가 가세했다.
젭바운드·마운자로는 짧은 역사에도 압도적 효과를 앞세워 미국 비만·당뇨 신규 환자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시장을 장악 중이다. 올 3분기 릴리는 마운자로로 약 9조6000억원, 젭바운드로 약 5조3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들였다.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오포글리프론) 승인 이후엔 3개 품목으로 내년 257억달러(약 37조8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릴리의 대기록에 국산 신약 개발사들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신약 기술 성과 진전에 따른 최근 성장세는 국내 산업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주자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가 꼽힌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4위(약 9조8500억원)·7위(6조5200억원)인 양사는 아직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한 최근 성장세에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투과에 특화된 '그랩바디-B' 플랫폼 또는 이를 적용한 신약 후보를 릴리, GSK, 사노피 등에 이전했다. 특히 릴리로부터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지분 투자까지 유치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리가켐바이오는 누적 16건으로 10조원 이상의 계약 규모를 달성한 국내 기술수출 대표 주자다. 계약 상대 역시 얀센, 암젠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양사 기업가치는 최근 3년 사이 각각 10배, 6배 이상 상승했다.
양사 성과는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 국내 바이오 사업 모델을 한층 진화시켰다는 데 의미가 부여된다. 앞선 계약 성과를 기반으로 후속 개발 단계로 자력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바이오 기업은 초기 후보물질 단계 기술이전을 통한 자금력 확보를 통해 후기 단계 연구개발을 자력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다 많은 자금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이전 단계 대비 몇 배나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탄탄한 자금력으로 이어지고 '자체 개발 완수'라는 신약 개발사 궁극적 목표에 도달할 밑거름이 된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국내 바이오사들은 그동안 초기 후보물질 이전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누적된 성과가 계약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고, 이로 인해 유입되는 자금을 기반으로 주요 성과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되는 중이다. 양사 역시 1~2년 내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앞선 수출 물질 개발 진척에 따라 상업화를 바라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 점도 힘을 싣는 요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트너사인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담도암 치료제 'ABL001'의 미국 신속허가를 추진 중이고, 리가켐바이오는 2015년 중국 포순제약에 이전한 항암제 'LCB14'의 내년 현지 상업화가 유력하다.
양사는 현재 회사 규모가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초석을 닦은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안정적으로 로열티가 수령되는 시기가 오면, 회사의 전략 역시 후기 임상에 초점을 맞춰 진화할 것"이라며 기술수출 성과 기반의 사업 모델 진화를 거듭 강조해 온 바 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상업화를 비롯해 아직 시장에 증명해야 할 부분들은 남아있지만, 그동안 누적된 성과를 기반으로 초기 개발 단계 이후를 자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할 체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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