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과 분쟁에 국제 여론전 돌입하나···유엔서 “자위권 행사” 시사하고 “군국주의” 비판

조문희 기자 2025. 11. 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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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본 중국대사관이 지난 21일 엑스에 게시한 글. “유엔 헌장에는 ‘적국 조항’이 있다”며 “파시즘, 군국주의 국가가 침략 전쟁을 향한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 등은 군사 행동을 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일본 중국대사관 엑스 갈무리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시사 발언과 관련해 유엔에 서한을 보내 자위권 행사를 시사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중국이 일본과 맞대응을 넘어 국제 여론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총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는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일본이 대만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려는 야심을 처음으로 드러낸 것이자 중국의 핵심이익에 공개적으로 도전하며 중국에 무력 위협을 가한 첫 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하며 그 성격과 영향이 극히 악질적”이라며 “일본이 감히 양안 상황에 무력 개입을 시도한다면 이는 침략행위가 될 것이다. 중국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따라 자위권을 단호히 행사해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이달 초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래 일본과 약 2주간 분쟁을 이어온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언어로 자국 방어를 다짐”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푸 대사의 서한은 유엔총회 공식문서로 전체 회원국에 배포될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이 ‘군국주의’ 국가라면서 국제 조약을 거론해 군사적 대응 정당성을 주장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지난 21일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 “유엔 헌장에는 ‘적국 조항’이 있다”며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파시즘·군국주의 국가가 다시 침략 정책을 향한 어떤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프랑스·미국 등 유엔 창설국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허가 없이 직접 군사 행동을 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했다.

리쑹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중국 대표도 같은날 IAEA 이사회에서 다카이치 정권이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일을 거론하며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의 길을 가려고 한다면 국제사회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이처럼 국제기구의 장을 활용해 일본을 잇달아 비판하는 현상을 두고 “일본에 대한 압박에 국제사회 지지를 얻으려는 시도”라고 해설했다.

고바야시 마키 일본 외무성 보도관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 대사가 유엔에 보낸 서한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일본이 입장을 바꿨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중·일 갈등 심화에 따라 한·중·일 정상회의가 다시 장기 공백 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내년 1월 자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한국과 중국에 타진했으나 중국이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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