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재림 예수인듯’ 책 출간에 기독교계 발칵…“정치인 신격화·우상화는 독재로 가는 지름길”
저자 “이재명이란 인물이 던지는 메시지 속에 시대가 갈망하는 구원과 희망 상징”
교회언론인회 “정치 지도자 신격화·우상화는 독재와 부정부패 부추길 것” 우려
기독교계 “정치인 신격화는 위험… ‘재림 예수’ 비유는 중대한 오류·신성모독”

이재명 대통령을 이 시대의 구원자라며 ‘이재명은 재림 예수인 듯’(최원효·안성묵 공저)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돼 최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출판기념회까지 가져 기독교계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임다윗 목사)는 이 책 출간에 대해 “정치인 신격화·우상화는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우려하는 논평을 내는 등 기독교계가 정치인을 신격화하는 책 출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공저자 2명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최원효 씨는 동명의 저자가 쓴 책들이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 중이나 같은 사람임을 확인할 길이 없다. 다른 저자 안성묵은 인터넷에서 단월드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의 정신적 스승으로 소개되고 있다.
앞서 도울 김용옥은 대통령 선거 전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예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책 출간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림(再臨)이란 예수가 부활해 승천한 후 다시 지상에 강림, 악한 자들을 심판하고 믿는 자를 구원한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도서출판 자기다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시대의 구원자처럼 서다’라는 주제를 내세운 이 책을 두고 “한 정치인의 삶을 종교적 상징이나 신화적 은유로 바라보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지와 집념의 입지전적인 목표달성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집권 후 국익중심의 국제정세와 혼란한 시대상황 속에서 ‘구원’과 ‘위기극복’의 의미를 비유적으로 담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이 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예수의 재림’에 비유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책 제목부터 ‘재림예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재림예수인 듯’이라고 비유에 그쳤음을 드러냈다. 요즘 젊은층에 유행하는 웹소설의 ‘문장형’ 제목 스타일이기도 하다.
출판사는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신격화, 우상화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그가 걸어온 평범하지 않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 비범을 말하고, 그가 던지는 메시지 속에서 시대가 갈망하는 구원과 희망의 상징을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와 종교, 인간과 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이다. 제목부터 논쟁적이지만 사유의 깊이를 던지는 도전적인 시도”라고 덧붙였다.
전기작가인 출판사 박준수 대표는 “위기의 시대에는 기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책은 제목부터 논쟁적이지만 사유의 깊이를 던지는 도전적인 시도”라고 평했다.
책은 △이토록 오지에서 한 마리 담비처럼 △엄마가 믿고 싶었던 점바치의 힘 △간절함은, 확고한 믿음은 꽤 힘이 세다 △아버지와의 전쟁, 그 시작 △열다섯의 성공 등의 챕터와 부록 ‘너와 나는 본래 하나다’로 구성돼 있다.
챕터 제목들에 들어간 키워드를 살펴보면, ‘점바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기였던 2021년 9월 26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 자신의 성공을 두고 “경상도 방언으로 점쟁이를 점바치라고 하는데, 어릴 때 잘못 알아듣고 점치는 밭인 줄 알았다. 어머니가 점쟁이한테 물어봤는데 ‘네가 분명히 대성한다더라, 너를 잘 키우면 호강한다더라’고 얘기하더라”면서 “어머니는 나만 보면 너 크게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셨다. 저도 그 말을 암시로 듣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뭔가 될 거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도전했다”고 말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열다섯’은 이재명 대통령이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던 1979년 15세 시기를 가리키는 맥락이다. 책은 지난 10월 27일 출간돼 현재 온라인 서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18일 논평을 내고 “정치적 인물을 종교적 구원자 개념과 연결하는 시도가 민주주의와 종교의 경계를 흔들 수 있다”며 “정치인 신격화·우상화는 독재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교회언론인회 등 기독교계는 해당 도서가 기독교의 핵심 신학 개념인 ‘재림 예수’ 표현을 정치 지도자에게 대입한 데에서 비롯됐으며, 종교적 의미를 정치인에게 투사하는 행위 자체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적 언어가 결합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치적 우상화 흐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배경도 있다.
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정치 지도자를 비정상적으로 떠받드는 문화는 독재와 부정부패를 촉진할 수 있다”며 “결국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은 국민의 평가와 견제를 받는 존재이지, 신격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회언론회는 “전제군주 시대 왕과 황제는 신적 존재와 동일시돼 비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아첨 세력이 모이고 국가가 쇠락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의 민주화를 함께 이룬 드문 국가임에도 최근 삼권분립과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역사적 사례를 소개했다.
논평은 특정 정치인을 신적 존재에 비유하는 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명확히 했다. 교회언론회는 “일부에서 현 대통령을 ‘재림 예수’에 빗대 표현하는 것은 그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든 심각한 오류를 불러일으킨다”며 “‘재림 예수’라는 표현 자체가 종교적 혼란을 초래하고 참칭의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세상 그 누구도 인류 구원과 심판을 위해 오시는 재림 예수와 비교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인을 신격화하거나 우상화하는 시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기독교 신앙을 훼손하는 차원은 물론, 정상적 민주적 운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언론회는 인간이 갖는 본질적 한계를 상기시키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연약한 존재이기에 신의 자리에 둘 수 없다”며 “정치 지도자 스스로도 하나님 앞에서 겸손함을 갖고 국민을 섬기도록 지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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