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때 보다도 약해진 원화…“환율 1500원 방어도 쉽지 않다”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5. 11. 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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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원화의 실질 가치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도 더 하락할 전망이 우세하다.

64개국 중 하위권원화 '최약체 통화' 흐름 지속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수준은 BIS 통계에 포함된 국가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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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가치 금융위기 이후 최저
지난달 하락 폭 세계서 2번째로 커
지난 2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한국 원화의 실질 가치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도 더 하락할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89.09(2020=100)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1.44포인트(p) 낮아진 것으로, 2009년 8월(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던 지난 3월(89.29)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특정 국가의 통화가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어느 정도 실질 구매력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통화 가치가 저평가된 상태로 해석된다. 이번 결과는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글로벌 금융시장 내에서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64개국 중 하위권…원화 ‘최약체 통화’ 흐름 지속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수준은 BIS 통계에 포함된 국가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10월 한 달간 하락 폭(-1.44p)은 뉴질랜드(-1.54p)에 이어 6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이달 들어서도 원화 약세는 두드러진다. 연합인포맥스 집계 결과 1~22일 원화는 2.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엔화(-1.56%), 호주달러(-1.31%), 캐나다달러(-0.65%) 등 주요 통화보다 낙폭이 더 컸다.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중국 역외 위안(+0.24%) 정도였다.

박지훈 하나은행 자금시장본부 팀장은 “위험 회피 심리 속에 달러 수요가 늘었고,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유독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것도 실질실효환율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매경DB]
“1400원대 환율은 이미 뉴노멀”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율은 21일 장중 1476.0원까지 급등해, 올해 4월 초(1487.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형준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Fed)이 다음 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 결정을 내릴 경우 달러 강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일본의 확장 재정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도 환율 상단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 1500원대 방어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 상단을 1540원, 하단을 1410원으로 제시하며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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