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이 전투 못 한다?”…예산·무장·KAI 리스크 터졌다 [박수찬의 軍]
“방위사업청은 보라매(KF-21) 첫 양산의 2028년 전력화 일정 준수를 위하여 사업관리를 철저히 하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비용 문제 둘러싼 논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까지 진행될 KF-21 연구개발비로 8398억 7600만원이 편성됐다.
공대공 전투능력을 지닌 KF-21 블록1 체계개발 종료 정산,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 체계개발 정산,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보유한 블록2 개발 관련 추가무장시험 착수금 등이 포함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석종건 당시 방위사업청장은 “항공기 생산 시 납품되는 구성품에 대한, 체계업체가 협력업체에 지급할돈”이라며 “2000억원 정도 추가되어야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2000억원 증액이) 안되면 KAI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석 청장은 “원하는 부품이 못들어오거나 외상으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국회 최종 심의 과정에서 해당 증액분이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 대목이다.
KAI의 경영·재무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 예산 증액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KAI 부채비율은 2022년 434.8%, 2023년 340.7%, 2024년 364.7%, 2025년 6월 기준 432.4%까지 증가했다. 선수금 및 계약부채 반영, 외부 차입 증가가 원인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말 2조 237억 원에서 2024년 말 1147억 원, 2025년 6월 기준 845억 원으로 급감했다.

신규 사업에서 연속적으로 고배를 마시면서 매출 기반과 첨단 기술 주도권이 흔들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F-21 개발 관련 분담금 문제도 KAI에겐 부담이다.
국회 국방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1조6245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올해 5월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와 분담금 기본합의서 개정을 완료했고, 인도네시아는 지난 8월 1113억원을 추가로 냈다. 내년에 1043억원을 내면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는 종결된다.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이 줄어든 대신 정부와 KAI의 부담은 늘어난다.
분담금 축소로 발생한 부족분 9500억원 중 6400억원은 개발비 절감 등으로 보충한다.

재무·사업·조직 전반에 걸친 구조적 위기 국면은 단순한 예산 지원으론 해소할 수 없다.
유휴자산 매각, 생산공정 효율화, 비용절감, 신규 채용 축소, 조직 슬림화 등을 포함한 고강도 경영 혁신과 더불어 사업관리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AI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항공우주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 출신 전문가를 차기 CEO로 조기에 임명해 경영·재무·사업 관리를 정상화하고, 그 다음에 예산 등을 포함한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 안에 KAI CEO를 정부가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미사일 구매·개발도 문제
KF-21에 탑재할 미사일 확보 문제도 논란을 빚고 있다.
KF-21은 유럽 MBDA가 만든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독일 딜 디펜스가 개발한 아이리스-티(IRIS-T)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다.

지난해 5월 실사격에 성공해 유로파이터, 라팔, 그리펜에 이어 미티어 실사격에 성공한 세계 4번째 전투기가 됐다. 같은해 11월 방위사업청이 MBDA와 100발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문제는 후속 계약이 제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 물량으론 KF-21 블록1 40대에 모두 장착하기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은 내년도 예산안에 54억원이 처음 반영된 상태다. 지난 9월 체계개발 기본계획이 의결된 데 따른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연구개발하며 총사업비는 7535억원, 사업기간은 2033년까지다.
미티어와 유사한 성능을 지니는 것을 목표로 하며, LIG넥스원·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의 경쟁이 예상된다.
양산 시점까진 국산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KF-21에 탑재할 수가 없다. 이대로라면 KF-21은 최대 10년 동안 가시거리 밖 공중전을 제대로 벌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미티어 미사일 가격이 오르면 예산 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구매 규모를 축소하거나 계약을 미루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사일 값은 또다시 인상되고, 자금 부족에 직면하면 구매 규모를 줄이거나 계약을 하지 않게 된다.
이같은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 공대공미사일을 충분히 확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계속 늘어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 지적대로 KF-21은 ‘전투할 수 없는 전투기’가 되어버린다.
국산 미사일 개발·생산에 관계없이 공중전을 치를 수 있는 수준으로 미티어 미사일을 기존 수요에 맞게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은 내년도 예산으로 약 500억원을 올해 배정했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10억원이 삭감됐다.
국회 국방위 예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500억 원 가운데 시제비로 308억 3600만원이 편성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추진기관 관련 시제비 18억 3000만원이 2027년도 중도금까지 포함한 금액으로 되어 있었다.
국회 국방위는 2027년도 비용인 10억 원을 감액해야 한다는 의견을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제시했다. 석종건 당시 방위사업청장도 “사업관리를 좀 더 정밀하게 하지 못했다”며 감액에 동의했다.
KF-21은 2002년 소요결정 이후 2032년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전체 총사업비도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KF-21이 순조롭게 제작되어 일선 부대에서 활약하려면, 기체 제작과 더불어 항공무장을 충분히 갖춰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련 무기체계·장비 장착 및 국산화 등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제작사인 KAI가 보다 세밀한 사업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감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은세, 430평 대저택을 '고독한 일터'로 바꾼 이유…화려한 풍경 뒤에 숨겨진 24시간
- 얼음창고 노동자에서 억대 몸값으로, 박지현의 8년이 증명한 것
- 46억 저택 팔고 ‘셀프 염색’…황정음이 마주한 인생 2막
- 3개월 시한부부터 성대 파열까지…양희은·정애리·정영주, 암 극복하고 다시 무대로
- “정말 많이 사랑했구나”…남편 먼저 떠나보낸 김영옥·나문희·김혜자의 고백
- 난자 채취만 24번…한영·박군 부부가 ‘시험관 중단’으로 증명한 진짜 행복
- 8번의 낙방 견디고, 컷트 9000원…‘쥬얼리’ 이지현이 가위 든 이유
- 회당 4000만원 벌던 한혜진, 현금다발을 냉장고에 숨겼던 속사정
- “지성이가 해설하고 민재는 수비하고”…‘월클’ 제자들 지켜본 스승의 함박웃음
- ‘시부야 월세만 매달 3억’…1300억 건물주 장근석의 자산 관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