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없는 K팝 아이돌, 이게 맞아?…“국적이 본질아냐” “암만 그래도”
빌보드 차트 오르고 그래미상 후보까지
“K팝은 국적 아닌 시스템과 팬덤 문화”
문화충돌·인종차별 등 위험요소는 잔존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KATSEYE(캣츠아이). [하이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3/mk/20251123064504070crhx.jpg)
걸그룹 ‘캣츠아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캣츠아이는 6월 말 발표한 가브리엘라 22일자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31위에 오르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첫 30위권 진입이다. 캣츠아이는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신인상’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 두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캣츠아이의 소속사는 하이브 아메리카와 유니버설그룹이 각각 51%, 49% 지분을 소유한 하이브 UMG다. 멤버 6명 중 5명이 미국·스위스·필리핀 등 외국인이며 한국인 멤버는 윤채 한 명뿐이다. 주 활동무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이며 ‘가브리엘라’ ‘날리’ 등 발표곡들은 모두 영어 노래다. 이들 모두 현지에서 촬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통해 데뷔했다. 촬영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K팝에서 K를 떼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캣츠아이는 지난해 일주일가량 한국을 찾아 엠카운트다운·뮤직뱅크·음악중심·인기가요 등 4대 음악방송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활동을 미국에서 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걸셋’ 역시 이달 중순 내놓은 신곡 ‘리틀 미스’ 뮤직비디오가 공개 당일 유튜브 트렌딩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닷새 만에 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멤버 4명이 캐나다·미국 등 전원 외국인이며 활동무대 역시 미국 중심이다. 미국 현지 레이블인 리퍼블릭 레코드와 함께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투코리아’를 통해 선발됐다. 지난해 비차(VCHA)라는 이름으로 데뷔할 때는 6명으로 출발했으나, 최근 한국계 미국인 멤버 케일리 등 2명이 탈퇴하면서 전원 외국인 걸그룹으로 재탄생했다. 데뷔 당시에는 국내 음악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선보인 바 있으나 현재는 이들 역시 미국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JYP 한미 합작 걸그룹 ‘걸셋’(GIRLSET) [JYP엔터테인먼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3/mk/20251123092102690hkdl.png)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자회사 SM엔터테인먼트 재팬을 통해 만든 현지 걸그룹 ‘지피피(GPP)’가 다음달 데뷔를 앞두고 있다. 멤버 8명 중 영국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일본인이다.
평범한 K팝 걸그룹으로 출발했다가 의도치 않게 외국인 그룹이 돼버린 특이한 사례도 있다. 베이비복스를 만든 엔터사 DR뮤직의 ‘블랙스완’이다. 2011년 ‘라니아’로 출발했던 블랙스완은 2020년 개편을 통해 이름을 바꾸고 세네갈·인도 등 외국인 멤버가 일부 포함된 다국적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한국인 3명이 2022년을 마지막으로 모두 탈퇴하면서 현재는 외국인 멤버 4명만 남았고,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중동 등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K 없는 K팝 그룹이 늘어가면서, 한국 엔터사에서 제작만 맡고 실제 활동은 외국에서 하는 아티스트들의 정체성이 K팝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1~2명씩 일본·중국 출신 멤버를 섞는 식으로 다국적 아이돌이 만들어졌을 때와는 달리 K팝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 의견은 캣츠아이 등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은 K팝 그룹이 맞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K팝인가에 대한 확립된 정의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한국 엔터사의 연습생 시스템을 거쳐 데뷔한 후 팝이나 댄스 음악에 맞춰 팀 단위로 통일된 군무를 선보이는 보이그룹·걸그룹을 K팝이라 칭하는 게 보통이다.
K팝의 본질을 국적이 아닌 팬덤 문화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한국 국적 아티스트가 부르면 K팝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K팝의 본질은 팬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을 보면 멤버는 물론 팀의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팬덤이 형성되지 않았느냐”며 “데뷔 전부터 팬을 타깃으로 마케팅·브랜딩을 거치는 것이 최근 K팝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캣츠아이와 걸셋 역시 멤버와 팀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진행 도중 전 세계 시청자를 상대로 투표를 유도하는 과정을 통해 팬덤이 형성된 바 있고, 캣츠아이는 현재도 팬 전용 메신저인 위버스를 이용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의 현지화 보이그룹 산토스 브라보스의 멤버들. [하이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3/mk/20251123064506801dbuf.jpg)
그럼에도 국내 엔터사들이 앞다퉈 해외에서 K팝 현지화 아이돌을 만드는 이유로는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전보다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차 평론가는 “코로나19 시기 SNS 콘텐츠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하며 K팝에 대한 문화적 장벽이 과거 대비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K팝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현실적인 분석도 있다. 매일같이 크고 작은 엔터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과 경쟁하기보다는 차라리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 엔터사 관계자는 “유수의 엔터사 연습생은 물론이고 여기서 탈락한 사람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로 데뷔하는 등 국내 K팝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그간 쌓아 온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팝 현지화는 이제 일본·북미뿐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에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하이브는 자회사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통해 5인조 보이그룹 ‘산토스 브라보스’를 선보였다. 동명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이들은 멤버 대부분이 페루·브라질·푸에르토리코 등 라틴아메리카 출신으로, 주로 멕시코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초 결성된 SM엔터테인먼트의 보이밴드 디어앨리스 역시 5인 모두가 영국인으로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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