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AI 시대의 브랜드 성장 전략 [브랜드 인사이트]

한경비즈니스외고 2025. 11.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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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사이트]

사진=우버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가 올해도 큰 주목을 받았다. 상위 5개 기업(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삼성)은 변함없이 선두를 지켰으며 인스타그램은 올해 8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총가치는 3조6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그러나 이 성장률 뒤에는 양극화가 존재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가속화와 디지털 혁신의 흐름 속에서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에 투자한 기업들은 높은 성과를 냈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한 기업들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AI는 이제 우리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됐다. 지난 9월 오픈AI와 쇼피파이가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 탐색부터 구매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이제 사람들은 AI와의 대화 환경을 벗어나지 않고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구매 전 단계가 단축·재편되고 알고리즘 추천이 구매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기업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첫째, AI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가 되는 길이다. 브랜드보다 제품의 가격과 기능에 집중하고 AI 노출 최적화로 단기적인 성과를 취득하는 전략이다.

비용이나 리소스 측면에서 효율적이지만 복제가 쉽고, 알고리즘 전쟁을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둘째, 고객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가 되는 길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끊임없이 확장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며, 수요를 주도하는 브랜드. 이런 브랜드는 고객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AI에 종속되지 않아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는 어떤 성장 전략을 취해야 할까.

 1. 고객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돼라

성공하는 브랜드는 고객의 충족되지 않은 단 하나의 니즈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 니즈를 중심으로 확장한다. 카테고리나 산업의 경계를 넘어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과감히 진출한다. 이것이 인터브랜드가 제시한 ‘아레나 싱킹(Arena Thinking)’의 핵심이다. 즉 ‘우리는 어떤 산업에 속한 브랜드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해결하려는 고객의 니즈는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영역 확장의 방향을 설정한다.

전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38% 성장해 64위에 오른 우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우버가 발견한 고객의 본질적 니즈는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그래서 우버는 ‘모빌리티’ 산업이 아닌 ‘온디맨드’라는 고객 니즈를 확장의 기준으로 삼았다.

차량 호출에서 시작해 음식배달(우버 이츠), 화물운송(우버 프라이트), 개인 물류(우버 커넥트), 의료(우버 헬스), 비즈니스(우버 포 비즈니스) 등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힌 결과 다양한 상황에서 고객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됐다.

사진=넷플릭스

 2. 고객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깊은 관계를 쌓아라

영역의 확장은 곧 고객과 브랜드가 함께 보내는 시간의 확장을 의미한다. 고객이 브랜드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브랜드는 고객의 일상에서 더 큰 존재감을 갖게 된다. 인터브랜드의 ‘아레나 싱킹’은 고객의 니즈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확장된 영역 속에서 브랜드가 고객과 맺는 관계의 깊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넷플릭스 사례를 보자. 올해 브랜드 가치가 42% 성장해 28위를 기록한 넷플릭스는 초창기에 주로 여가에만 이용되는 ‘있으면 좋은’ 선택적 브랜드였다. 그러나 2023년 스포츠 생중계 서비스를 시작으로 라이브 콘텐츠와 모바일·클라우드 게임으로 확장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다변화했다.

이제 고객에게 넷플릭스는 ‘시간이 남을 때 찾는 서비스’가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는 서비스’가 됐다. 브랜드가 고객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단순히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객의 삶 속에서 더 자주, 더 의미 있게 함께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3. 시대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 경험 방식도 진화시켜라

고객 니즈 중심의 확장과 관계 강화 외에도 중요한 건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다. AI와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다. 음성이나 촉각 등 비시각적 인터페이스가 점차 확산하며 브랜드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만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고객은 브랜드와 대화하거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형 경험을 점점 더 기대하게 될 것이다.

이 변화 속에서 브랜드는 고정된 원칙이나 일방적인 전달 방식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지닌 가치와 원칙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접점에서도 일관성과 진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브랜드가 다양한 ‘아레나’에서 고객을 만날수록 그 경험은 더욱더 다층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브랜드는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핵심을 유지한 채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감각적 경험을 통해 관계를 확장해야 한다.

AI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완벽한 통제가 아닌 ‘유연한 일관성(Fluid Consistency)’에서 비롯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브랜드만이 앞으로의 무수한 접점 속에서 고객과 진정한 연결을 이어갈 수 있다.

AI는 점점 더 많은 선택의 순간에 개입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일부 구매 결정을 AI에 위임하겠지만 더 깊이 관심 있는 것에 대해선 AI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할 것이다.

결국 AI가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와 고객이 직접 선택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차이가 미래를 가른다. 가격이나 스펙만 내세우는 대체 가능한 브랜드는 AI의 추천 목록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고객의 일상과 감정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브랜드는 기술이 발전해도 고객의 선택을 받는 대상이 된다.

김다정 인터브랜드 책임 컨설턴트. 사진=인터브랜드

김다정 인터브랜드 책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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