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협력까지 흔드는 중일 갈등…中, 내년 한중일 정상회의 거부
일본 정부가 내년 1월 개최를 목표로 추진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중국 측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양국 관계를 넘어 3국 협력 체제까지 뒤흔드는 모양새다.

22일 교도통신 등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의장국인 일본은 당초 연내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 1월 3국 정상회의를 여는 방안을 한국과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 그러나 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어 정상회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에서 비롯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상황을 두고 “일본의 존립위기사태가 될 수 있다”며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즉각 반발했고, 이번 정상회의 거부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불만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보복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절차를 중단했다. 또한, 오는 24일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 대해서도 한국 측에 잠정 연기를 통보하는 등 3국 간 실무 협의마저 가로막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2월 이후로 시기를 조정해서라도 조기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2월에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가 있고, 3월에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일정 조율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과거의 ‘냉각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2012년 9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 사태로 중단됐던 3국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재개되기까지 약 3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겪었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 경색된 중일 관계가 당시와 같은 장기 표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만약 차기 회의가 성사된다면 이재명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 다카이치 총리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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