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잠’에 조급해진 북한…러시아 기술 이전? [뒷北뉴스]

북한은 잠수함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어급(300톤급), 연어급(180톤급) 등 소형 잠수함을 비롯해 로미오급(1,800톤급), 고래급(2,000톤급) 등 최대 80여 척으로 추산됩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강대국보다 숫자는 많지만, 대부분 노후화된 것들이어서 위력적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인 장영실함(3,600톤급) 등을 갖춘 우리 잠수함 전력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그래서 북한에게 핵 잠수함은 한국에 뒤처진 해군력을 단번에 역전시킬, 일종의 '히든카드' 였습니다.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전략핵잠수함(SSBN) 개발 의지를 밝힌 북한은 겨우 4년 만인 올해 3월, 선체 건조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전략핵잠수함(SSBN)은 원자력 추진으로 움직이면서,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입니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건조 사진을 볼 때, 5천 톤급이 넘는 규모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3,600톤급 잠수함 1번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지난달 2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렸다 [한화오션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2/kbs/20251122070157174nnlw.jpg)
■ 당황한 북한?…'적반하장' 민감 반응
하지만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보유할 수 있게 되면서 북한은 도리어 '쫓기는 입장'이 됐습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동력 기관인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이 핵심인데, 우리는 관련 설비와 설계 능력을 갖췄지만 북한은 기술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이 먼저 핵 잠수함 건조를 시작하긴 했어도, 우리가 금방 따라잡거나 막상 진수되더라도 실제 위력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북한은 우리의 핵잠 건조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논평을 내고 '자체 핵무장'의 포석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고 군비경쟁을 유발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보에 미국이 동의한 건 '준핵보유국'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깔아준 거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매우 다릅니다. 우리가 건조하려고 하는 핵추진 잠수함(SSN)은 핵무기 등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승인 하에 핵물질을 '연료'로만 쓰는 잠수함으로, '핵무장'이나 '핵도미노' 등의 주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정부도 이날 곧바로 "우리가 개발 운용하려는 핵추진잠수함은 NPT체제에 부합하며, '핵도미노'는 과도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팩트시트에 한국의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지지를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평화적 이용으로만 제한됩니다. 북한이 '준핵보유국' 운운했지만, 핵무기 개발 등 군사적 이용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우리 정부도 이 농축·재처리는 철저히 산업적·환경적 측면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 왔습니다. 핵잠수함이 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자산인 만큼 '군비경쟁'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그나마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면이 있지만, 실상 현재 동북아 군비경쟁의 근본 원인은 '북핵'이다 보니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히려 이를 빌미 삼아 자신들의 핵무력 고도화 필요를 강변하려는 의도도 읽힙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러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른바 피포위 의식(Siege mentality, 항상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믿는 강박적 심리상태)으로, 본인들은 공격적이지 않고, 공격적인 세력에 대한 방어를 하기 위한 자위권 차원이라는 정당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한국의 핵잠 보유, '북러 밀착' 가속화?
어찌 됐든 북한은 우리에게 자극받아 핵 잠수함 추진에 박차를 가할 거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가까워진 러시아로부터 건조 기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9월 "북러 군사협력 강화가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이후부터 북한의 잠수함 건조와 관련된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라면서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원조에 대한 자신감 등으로 해군 핵무장화를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8일 빅토르 고레미킨 국방차관이 최근 평양을 방문해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회담했다면서, 북러 간 군사정치 행동에 관한 협력 발전이 논의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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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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