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막힌 주택담보대출

강우량 기자 2025. 11. 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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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계 대출 증가 억제
은행들 잇달아 접수 중단
/뉴스1

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신청 접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연간 가계 대출 증가 한도가 꽉 차서 더는 대출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연말에 이사를 하거나 집을 마련하려던 이들 사이에서 ‘대출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1일 올해 나갈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앱이나 홈페이지 등 비대면 창구는 22일부터, 대면 영업점은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막힌다.

그래픽=이철원

또 비대면 신용대출인 ‘KB스타 신용대출 Ⅰ·Ⅱ’도 새로 신청을 받지 않는다. 다른 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대출 갈아타기도 2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중단된다. 다만 전세대출과 생활비 목적으로 받는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안에 실행할 예정이더라도 대출 신청을 받는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대면 영업점에서는 올해 나갈 예정인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신청을 새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초 대출 풀리면 집값 자극제 될수도”

내년까지 40일쯤 남았지만, 은행들이 이미 올해 가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꽉 채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하반기 은행권 가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50% 축소한 여파다. 다른 은행들도 추가로 대출을 내줄 여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은 당장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대출 수요자까지 몰려들며 대출 신청이 급증하면 대출 접수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연말 주택담보대출 창구를 닫은 건 정부의 연간 가계 대출 증가 한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연말까지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다가 자칫 정부가 배정한 가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긴 은행은 다음 해 대출 총량이 줄어들고, 정부로부터 추가 규제도 받을 수 있다.

다른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줄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지점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해, 지점마다 한 달에 주택담보대출을 2~3건만 접수하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NH농협은행은 이달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받지 않았다. 게다가 정부가 6·27, 10·15 대책 등으로 부동산 대출을 강하게 옥죄고 있어,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여력이 남아 있는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대출을 유치하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정부의 6·27 규제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 대비 3000억원 줄며 1월(3조2000억원)과 함께 연중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강하게 오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80~6.097% 수준이다. 지난 8월 말보다 상단과 하단 모두 0.5%포인트쯤 올랐다.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 속에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향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연말에 일시적으로 대출을 막아도 집값 오름세를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1~3월은 이사철이고, 은행들도 대출 증가 목표치가 새로 생기면서 대출 여력이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로 주택 거래만 끊겼을 뿐 가격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 향후 대출이 풀리면 수요가 터져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달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 오르며 직전 주(0.1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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