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공사 기간 10년→5년→7년→9년, 뭐 하는 일인가

조선일보 2025. 11. 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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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84개월(7년)에서 106개월로 늘려 연내 재입찰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가덕도 신공항을 안전하게 건설하려면 108개월(9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업 철회를 발표했는데 6개월 만에 정부가 거의 현대건설 의견대로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153억원이나 들여서 ‘연구’했다며 84개월이라더니 돌연 106개월이라고 한다. 이 낭비된 예산은 누가 물어낼 건가.

가덕도 신공항은 애초 2035년 개항을 추진했다. 그런데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2029년 12월로 일정을 무려 5년 이상 앞당겼다. 북한식 속도전과 같은 엉터리다. 공사 기간을 단축한다며 공항 전체를 해상에 지으려던 계획을 수정, 산을 깎아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육지와 바다 위 활주로가 서로 다르게 침하할 우려가 있다. 그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무리한 일정과 난공사에 따른 위험 부담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려 공사 입찰이 4차례나 유찰됐다. 이런 진통 끝에 지난해 10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현대건설은 공사 기간 2년 연장을 요구하며 발을 빼는 등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가덕도 신공항 계획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선거용 정치 포퓰리즘이었다. 애초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작업을 했던 프랑스 전문 기업은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에 대해 “태풍·해일에 취약하고 바다를 메워야 해 지반까지 약하다”며 안전성·경제성 모두 낙제점을 주었다. 그래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지만, 2020년 문재인 정권이 부산시장 선거용 카드로 꺼내 들었고, 표를 의식한 국민의힘도 동조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부적합한 곳에 무리하게 공항을 지으려다 보니 예비 타당성 조사나 사업비 추산 과정을 모조리 생략한 채 ‘무조건 지으라’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선거에 눈이 멀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 목을 건 정치인들이 일을 망친 사례는 많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민 대상의 한 여론조사에선 54%가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지역민들도 문제점을 알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이라며 가덕도 공사비(13조7000억원)의 20%만 들이면 김해공항을 좋은 공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사사건건 원수처럼 싸우는 여야가 국민 세금으로 포퓰리즘 정치를 하는 데는 힘을 합친다. 기막힌 일이다. 결국 나라와 지역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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