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삼킨 섬나라‥"집도 무덤도 모두 무너졌다" [남태평양②]

류현준 2025. 11. 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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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오늘 폐막을 앞두고 있는데요.

바누아투 같은 섬나라들의 생존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해수면 상승과 더욱 거세지고 있는 사이클론으로 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시민들의 삶의 환경은 이미 바뀌어 버렸는데요.

류현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누아투의 수도 포트빌라가 위치한 에파테섬 남쪽의 한 해안가.

에메랄드 바다를 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던 리조트는 이제 흔적만 남았습니다.

2년 전 사이클론 당시 이 섬으로 밀려든 나무입니다. 당시 이런 나무들이 바닷물과 함께 이 리조트를 휩쓸었습니다.

지난 2023년 사이클론이 강타한 그날 밤.

숙직 중이던 직원은 순식간에 들어찬 물에 지붕을 뚫고 탈출해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레이/전 리조트 직원] "문을 열려고 했지만, 나무들이 전부 문을 막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붕을 부숴서 빠져나왔고, 물속을 헤엄쳐 숲까지 갔습니다."

뜨거워진 바닷물을 연료 삼은 사이클론은 해마다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사이클론의 57%는 건물을 부술 정도로 강력한 세기인데 이는 지난 25년 새 12%포인트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1천1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는 포트빌라의 한 초등학교.

이곳은 임시 천막으로 지은 7학년 교실인데요. 현재는 영어 수업에 한창입니다.

지난 사이클론으로 교실 두 곳이 파손된 이후 구호용 천막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엔 폭우로 또 한 곳이 무너졌습니다.

[도르나 라라삼/빌라이스트 초등학교 교장] "우리 손에 달린 학생들의 안전이 정말 걱정됐습니다. 모든 학생에게 안전한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에파테섬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펠레섬.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줄줄이 뿌리째 뽑혀 나가고, 백기가 넘는 묘지도 산산조각났습니다.

[케네스 윌리/펠레섬 주민] "이곳은 침식이 굉장히 심하고, 해수면도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 조상들의 유골이 드러난 걸 볼 수 있습니다."

주변 해수면은 지난 30년 동안 이미 15센티미터 상승했고 이번 세기 안에 50센티미터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들이 뛰놀던 해변은 점차 좁아지고 있고, 그마저도 밀려온 산호 조각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벨로나/유치원 원장] "제가 어렸을 땐 항상 물이 낮아서 어디서든 수영하기 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느 해안에 가도 물이 훨씬 더 깊게 차오릅니다."

바누아투에서 기후위기는 경고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생존의 문제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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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배우진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78006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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