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윤석열 격노’ 밝힌 채 상병 특검, 수사 외압 단죄 빈틈 없어야

2025. 11. 21. 18: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서 정민영 특검보가 해병대수사단 수사외압 등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한 특검이 21일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12명을 기소했다. 윤석열의 ‘격노’와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혀 재판에 넘긴 것이다. 2023년 7월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이 있은지 2년4개월 만에 사법처리가 본궤도에 올랐지만, 그사이 외압·탄압을 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유가족은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 재판이 국가 권력의 사유화·부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단죄가 되길 바란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책으로 국방부가 군 수사결과를 변경했고, 이에 반발하는 박정훈 수사단장(대령)에게 보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채 상병 순직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책임을 명시한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가 ‘윤석열의 격노’로 바뀌었다는 것이 특검의 결론이다. 윤석열은 2023년 7월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 걸어 “군 사고가 날 때마다 하급자부터 지휘관까지 줄줄이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며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 이때 등장한 대통령실 내선번호 ‘02-800-7070’이 윤석열 외압의 결정적 단서였다. 그후 이 전 장관은 수사 이첩 보류를 지시했고, 국방부·해병대 지휘부는 수사 결과를 조작·은폐하며 박 전 대령을 해임했다. “윤석열 격노는 없었다”고 했다가 진술을 번복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도 재판에 넘겨졌다.

결국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의 방아쇠이자 몸통은 윤석열이었음이 특검 수사로 비로소 드러났다. 특검이 윤석열의 수사 개입을 “국민 기본권 침해” “군 통수권자 재량권을 벗어난 수준”이라며 ‘중대 권력범죄’으로 규정한 건 지극히 마땅한 판단이다.

특검 기소는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힐 출발점일 뿐이다. 주요 관련자 5명의 영장이 기각되고, 윤석열을 제외한 피고인 11명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직적인 증거 인멸·말 맞추기와 뒤늦은 특검 수사로 혐의 입증이 난항을 겪은 결과로 보인다. 특검은 공소 유지에 한치의 빈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내란까지 저지른 윤석열과 그를 방조한 ‘윤석열들’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재판이 이제 시작된다. 사법부는 국민이 지켜보는 역사적 법정임을 명심하고, 국가 권력의 죄상을 철저히 밝혀 엄벌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벌백계하는 것이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 앞에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