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전 앞둔 열기 후끈, 원정 팬 1200명+홈팬 6000명 제주 집결

11위 제주-12위 대구, 23일 맞대결
12위는 2부리그 자동 강등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승 1무 1패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이번 주말 단 하나의 K리그1 경기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양 팀 선수단을 응원할 팬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프로축구 제주SK와 대구FC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이날 열리는 K리그1 경기는 제주-대구전이 유일하다. 이점을 떠나서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른바 ‘멸망전’이라 불리는 뒤가 없는 승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K리그1은 12개 팀 중 10~11위는 K리그2 팀과 1부리그 잔류 여부를 두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최하위 12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마지막 기회도 없이 바로 2부리그로 강등된다. 최하위만큼은 피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맞대결을 펼치는 제주(승점 35·52득점)가 11위, 대구(승점 33·64득점)가 12위다. 2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양 팀의 승점 차는 단 3점.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우된다. 특히 제주가 이기면 대구의 강등 확정, 대구가 이기면 다득점으로, 11위로 올라설 수 있기에 패배 팀은 모든 걸 잃는다.

제주와 대구가 1부리그 생존을 위한 단 하나의 시나리오를 그리는 가운데 양 팀의 팬들도 경기장에 운집해 끝까지 힘을 불어넣는다는 각오다. 21일 제주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 원정석은 약 1200석이 팔렸다.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제주 관계자는 “과거 전북 현대 팬이 1500~1600명 정도가 온 적이 있기에 가장 많은 원정 판매 기록은 아니지만 세 손가락 안에는 드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제주 팬들도 잔류라는 목표로 뭉친다. 경기를 이틀 앞둔 가운데 6000여 석이 예매됐다. 경기 당일까지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7000~8000명 규모의 관중이 모일 전망이다.

이 역시 적은 숫자는 아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제주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관중 숫자도 줄어갔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8일 FC안양과 홈경기에는 4161명의 관중 수를 기록했다. 지난 4차례 홈경기에서도 7000명 이상의 팬이 찾은 적은 없었다. 올해 5월 11일 울산HD전(8012명) 이후 8000명 이상이 모인 경기가 한 차례인 걸 고려하면 팬들도 경기 중요성과 선수들에게 힘이 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제주 관계자는 “우리 팬들의 호응도 만만치 않기에 선수들이 열띤 응원 속에 큰 힘을 받으며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입장하는 홈팬들에게 주황색 클래퍼를 나눠주며 경기장을 더 진한 주황빛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흐름은 제주보다 대구가 좋다. 제주는 최근 2연패를 포함해 13경기에서 1승 3무 9패를 기록 중이다. 반면 대구는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를 비롯해 10경기에서 4승 5무 1패로 흐름을 타고 있다.

여전히 유리한 건 제주다. 2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3점 앞선 만큼 기필코 뒤집어야 하는 대구보다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팽팽하다. 1승 1무 1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맞대결마다 3골 이상씩 터졌던 만큼 의외의 난타전 승부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