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인 위장해 ‘700명 감금’ 범죄단지 운영…중국인 전 시장 종신형

윤연정 기자 2025. 11. 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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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신분을 속이고 필리핀 현지인으로 위장해 범죄단지를 운영한 소도시 전직 시장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각) 필리핀 법원은 자료를 발표해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 시장을 지낸 30대 앨리스 궈와 그의 일당 3명에 대해 인신매매와 관련한 유죄 판결을 내리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이곳을 탈출한 베트남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이 범죄단지를 단속한 결과 필리핀인과 중국인, 베트남인, 말레이시아인 등 700여명이 현장에 갇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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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외 70여건 혐의도
필리핀에서 범죄단지를 운영하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앨리스 궈 전 밤반시 시장. AFP연합뉴스

중국인 신분을 속이고 필리핀 현지인으로 위장해 범죄단지를 운영한 소도시 전직 시장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발각 이후 체포된 지 1년여만이다.

20일(현지시각) 필리핀 법원은 자료를 발표해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 시장을 지낸 30대 앨리스 궈와 그의 일당 3명에 대해 인신매매와 관련한 유죄 판결을 내리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앨리스 궈와 3명은 인신매매를 조직하고 운영한 책임자급 혐의로, 다른 4명은 현장에서 인신매매를 실행하고 감시한 혐의로 총 8명이 종신형을 받은 것이다. 이날 올리비아 토레빌라스 검찰관은 기자회견에서 “법원은 앨리스 궈와 다른 7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종신형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도 이들 모두에게 각 200만 필리핀 페소(약 5천만원)의 벌금 납부 명령도 내렸다. 더 나아가 이들을 고소한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도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하고, 궈씨 등이 운영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필리핀역외게임사업자·POGO) 운영사의 60억 필리핀 페소(약 1500억원) 상당의 8만㎡ 넓이의 땅을 몰수하기도 했다.

궈씨는 시장 직위를 이용해 중국계 범죄조직과 결탁하며 밤반시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장과 사기센터를 운영했다. 궈씨와 일당은 이곳에 외국인 등 수백명을 감금하고 이들이 사기 행위에 가담하도록 강요하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시 구타하거나 전기 고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곳을 탈출한 베트남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이 범죄단지를 단속한 결과 필리핀인과 중국인, 베트남인, 말레이시아인 등 700여명이 현장에 갇혀있었다.

경찰은 현장 수색 과정에서 당시 현직 밤반시 시장이던 궈씨가 온라인 도박장 운영사 대표임을 보여주는 서류를 확보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궈씨의 출신 배경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서 그가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한 중국인 간첩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궈씨는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와 함께 농장에서 자랐다고 주장했지만,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이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에 의뢰한 결과 궈씨의 지문은 2003년 1월 중국인 여권을 소지하고 특별투자거주 비자로 필리핀에 입국한 궈화핑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궈씨는 시장직을 박탈당하고 여권도 말소됐다. 궈씨는 인신매매 혐의 외에도 돈세탁, 공문서 위조 등 70건에 달하는 다른 혐의도 받고 있다.

궈씨에 대한 상원 조사를 주도한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부패, 인신매매, 사이버범죄, 기타 여러 초국가적 범죄에 맞선 승리”라고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궈씨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영업을 금지하고 업장을 모두 폐쇄한 바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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