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불안한 감정 회복하려면, 심장·척추 등 내 몸 먼저 들여다봐라

몸의 리듬이 감정을 만든다
감정 시계
강도형│쌤앤파커스│1만8800원│ 256쪽│10월 29일 발행

마음의 문제로 병원을 찾는 상당수 사람에게서 독특한 특징이 발견된다. 바로 ‘감정의 시간성’이다. 예컨대, 공황장애 환자는 대개 이른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고, 우울증 환자는 아침이 가장 괴롭다. 강박 증세는 잠자리에 들 무렵 기승을 부리고, 불안은 퇴근 직후 텅 빈 시간대에 자주 출몰한다. 패턴은 다르지만, 리듬은 분명하다.20년이 넘게 대학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를 만난 전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 강도형 박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러한 시간대를 일일이 기록하며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 잠들었는지, 소화 상태가 어땠는지, 햇볕을 얼마나 쐬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마음이라는 추상적 공간에서 헤매기를 멈추고, 몸이라는 구체적 매개를 통해 감정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해서 감정은 시간과 몸을 따라 움직이는 흐름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어긋난 생체리듬이 조율되면, 감정의 요동도 일정 부분 임상학적으로 해결된다.
저자는 감정은 의지력이나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감정이란 몸이 만드는 리듬의 현상이라고 단언한다. 이 리듬은 시간 속에서 작동하며, 생각이나 마음의 영향은 의외로 크게 받지 않는다. 그는 감정의 발생점인 신체 기관을 ‘감정 시계태엽’이라 부른다.
저자는 ‘정신’과를 찾은 환자의 ‘몸’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치료의 실마리를 찾았다. 위, 장, 심박수, 체온, 호흡, 근육 긴장도, 수면 호르몬, 심지어 척추 상태까지 살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마음을 뇌에 가두고, 감정을 뇌 작동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오히려 몸이라는 태엽이 돌면서 감정이라는 시계가 작동한다고 본다”면서 “이 시계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패턴을 따라 작동한다면 이는 감정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조율할 근거가 된다”고 말한다.
마음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상당수가 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장이 보내는 신호를 제때 인식하지 못한 채 무시하고 살아온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저자는 “예전부터 증세가 있었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 버티기 어려워진 것인가”라고 환자에게 묻는다. 트라우마는 수년 전 일이었고, 성격은 수십 년간 그대로였으며, 경제 문제도 갑자기 악화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동안은 잘 버텨냈다. 그렇다면 지금 고통을 폭발시킨 방아쇠는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 관점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은 지금 당장 개입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게 바로 장이다. 책은 이렇게 몸-뇌-마음이라는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다스린 사례를 제시한다.
심장 루틴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심장 리듬이 마음을 불안하게 할 때, 복식호흡이라는 처방을 내린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리듬이 지금의 감정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런 방식으로 척추도 다스린다. 척추는 감정을 지탱하고 주의력을 보존하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둥이다. 척추가 무너지면 감정이 뭉개지고 주의력은 흩어진다. 집중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사실은 중심을 잃은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뇌를 단련하는 것만큼이나 몸을 훈련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밖에 피부, 송과체, 해마, 생식선, 편도체, 뇌간, 섬엽 등 열 개의 태엽이 정밀한 시계의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간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감정이라는 소용돌이에 매몰돼, 소외시켜 왔던 몸속의 태엽들에 말을 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것은 끊임없는 학습과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 외국어를 배우듯, 춤을 익히듯 반복과 실패의 과정도 필요하다. 저자는 “질문하고, 느끼고, 상상하고, 소통하는 훈련을 통해 감정의 리듬은 회복된다”면서 “감정과 불화하지 않고, 감정에 굴복하지 않고 함께 춤을 출 수 있다” 고 말한다.

기술 패권 시대, 변화하는 질서와 한국의 생존 전략
미중 관계 레볼루션
이희옥·김영한·권석준·차태서│ 한겨레출판사│1만7000원│ 208쪽│11월 5일 발행
정치·경제·외교·기술 분야 전문가 4인은 미·중 대립이 심화하는 시대, 국제사회는 ‘지정학(地政學)’이 아닌 ‘기정학(技政學)’ 시대로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오늘날 국제 질서를 움직이는 힘이 영토가 아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같은 첨단 기술에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충돌 속에서 한국이 직면한 과제 해결은 기술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을 스스로 어떻게 확립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고속성장의 후유증을 이겨낸 기업들의 생존전략
복잡성의 고리를 끊어라
지용구│미래의창│1만8000원│224쪽│11월 12일 발행
많은 기업이 바쁘게 움직이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다. 저자는 이를 ‘복잡성 파멸의 고리’로 설명한다. 골디락스→세이렌→토네이도→쓰나미→파멸의 다섯 단계를 통해 조직이 무너지는 과정을 사례로 제시한다. 20년간 삼성, 현대차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의 조직 효율성과 전략 문제를 진단해 온 저자는 복잡성이 어떻게 조직을 치명적으로 마비시키는지를 해부한다.

130만원으로 20억 만든 주식 실전 매매 전략
대형주 추세추종 투자법칙
이종호(전황)│사피엔테스│ 2만2000원│288쪽│11월 5일 발행
코스피 5000 시대를 이야기하는 때다. 저자는 온라인 세상의 가짜 주식 전문가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자기만의 느린 호흡으로 추세의 큰 파도를 타서 복리로 돈을 버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종목을 선정하는 실제 루틴을 담았다. 저자가 어떻게 시장 트렌드를 공부하는지, 어디에서 정보를 얻는지, 실체가 있는 뉴스를 어떤 기준으로 파악하는지 등을 실었다.

106세 철학자가 길어 올린 최후의 인간학
김형석, 백 년의 유산
김형석│21세기북스│ 1만9800원│256쪽│11월 12일 발행
지난해 9월 ‘세계 최고령 저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철학적 사유를 담은 에세이다. 106세 철학자는 사랑과 양심, 자유와 감사라는 평생 신념을 바탕으로 시대의 냉소를 넘어,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한 최소한의 윤리를 되묻는다. 삶과 죽음,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사유를 따스한 언어로 엮어낸 책은 김 교수의 철학이 응축된 인간학의 기록이다.

일상을 바꾸면 인생이 바뀝니다
나태주 시인의 감사노트
나태주│&(앤드)│ 1만6800원│276쪽│10월 20일 발행
시인 나태주가 ‘감사 노트’를 통해 일상의 감사를 기록하는 법을 건넨다. 그는 오랜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한 후에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 눈물겹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한다. 시인의 어록과 깊은 생각을 담아 독자가 직접 ‘오늘 감사했던 일’을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는 여백으로 이뤄져 있다. 햇살, 꽃, 집 같은 일상 속 사소한 대상에서도 감사의 이유를 찾는 저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겼다.

레스토랑에서 배운 인생 수업
예약 없음 (Without Reservation: Lessons From a Life in Restaurants)
제레미 킹│포스 에스테이트│ 25파운드│288쪽│10월 9일 발행
영국 외식 업계의 전설 제레미 킹이 40여 년간 런던 식당가를 이끌며 얻은 통찰을 담은 회고록이다. ‘레스토랑은 인생의 축소판’ 이라는 그의 신념이 녹아 있다. 자신의 독창적인 레스토랑에 얽힌 비화부터 다이애나, 앤디 워홀 등과 함께한 일화까지 다양한 손님 응대의 철학도 담겨 있다. 빠른 ‘거절의 기술’부터 인간관계의 공감과 소통, 서비스의 본질까지 다채롭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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