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 향해 “조용히 해, 돼지야”···백악관 “솔직한 대통령”
백악관 “질문에 답변하는 개방성에 감사해야”
또 다른 여성 기자에게도 “끔찍한 사람” “루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 대해 질문하던 한 여성 기자를 “돼지”라고 부른 사건에 관해 백악관이 “솔직한 대통령”이라고 옹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를 돼지라고 부른 게 어떤 의미인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솔직함 때문에 그를 다시 뽑아줬다”며 “기자들은 질문에 답하는 그의 개방성을 감사히 여겨야 한다”고 답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그(트럼프 대통령)는 가짜 뉴스라고 판단되면 이를 지적하며,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기자들에게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무엇을 ‘가짜 뉴스’로 지칭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14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 소속 캐서린 루시 기자가 ‘엡스타인 문건을 아직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그의 말을 끊으며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말했다.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로 유죄 판결을 받은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는 미국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ABC방송 소속 메리 브루스 기자가 엡스타인 문건과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에 대해 질문하자 “끔찍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망언에 기자단도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기자협회(SPJ)는 19일 성명에서 기자를 비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며 그가 과거에도 여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비하 발언을 반복해 온 점을 지적했다. 캐럴라인 헨드리 SPJ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기자들의 팬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수치스러운 모욕으로 여성 기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CNN 소속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를 향해 “루저”, ABC방송 소속 세실리아 베가 기자를 향해 “생각을 안 하는 기자”라고 비난한 바 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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