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폭발 막는 '분자 방탄조끼'...포스텍, 분리막 기술 개발

이채린 기자 2025. 11. 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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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전기차 배터리 폭발 위험을 막고 수명을 2배 이상 늘리는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얇은 방탄조끼가 앞뒤 양쪽 공격을 동시에 막아내듯 분자 한 겹 두께의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보호하는 원리다.

박수진 교수는 "연구는 분자 한 겹 설계만으로 리튬금속전지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안정화한 혁신적 사례다"며 "수명과 안정성, 에너지 밀도를 모두 높이면서 지금 있는 리튬이온전지 공정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성과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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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로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전지로 리튬금속전지가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팀이 전기차 배터리 폭발 위험을 막고 수명을 2배 이상 늘리는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얇은 방탄조끼가 앞뒤 양쪽 공격을 동시에 막아내듯 분자 한 겹 두께의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보호하는 원리다.

포스텍은 박수진 화학과 교수, 한동엽 화학과 박사후연구원, 이태경 경상국립대 나노신소재융합공학과 교수, 이지윤 경상국립대 연구원, 송규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등 공동연구팀이 '분자조절 멤브레인(molecularly engineered membrane)'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에너지 앤 인바이런먼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10월호에 실렸다. 

분자조절 멤브레인 기술은 특정 분자만 통과시키거나 전달 속도를 조절하거나 등의 방법으로 원자·분자·기도 수준에서 정확하게 막을 디자인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리튬금속전지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금속전지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전지로 같은 크기에서 약 1.5배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한 번 충전했을 때 400km에서 650~700km로 늘릴 수 있다.

리튬금속전지는 안전성이 문제다. 리튬금속전지를 충·방전할 때 리튬은 전극 표면에 고르게 쌓이지 않고 나뭇가지처럼 삐죽삐죽 자란다. 학계에서는 ‘덴드라이트(dendrite)’라 부른다. 동굴에서 종유석이 자라듯 자란 가지가 전극 사이 분리막을 뚫고 반대편까지 닿으면 배터리 안에서 합선이 일어나고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금속전지의 분리막을 분자 수준에서 기능을 하도록 변형했다. 단순한 분리막 표면에 플루오린(-F)과 산소(-O) 기반 극성 작용기를 화학적으로 붙여 전극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 결과 리튬 금속이 쌓이는 음극에서는 리튬 플루오라이드(LiF) 보호층이 고르게 만들어져 덴드라이트 생성을 막았다. 양극에서는 해로운 불화수소(HF) 생성을 차단해 전극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한 장의 얇은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안정화하는 '이중 보호막' 역할을 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실제 전기차 구동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실험했다.  55°C의 높은 온도와 적은 전해액, 얇은 리튬 음극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전지는 208회 충·방전 후 처음 용량의 80%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파우치형 전지로 만든 셀은 무게당 385.1와트시(Wh)/kg, 부피당 1135.6Wh/L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록했다. 지금 쓰이는 리튬이온전지(250Wh/kg, 650Wh/L)보다 각각 약 1.5배와 1.7배 높은 수치다. 

박수진 교수는 "연구는 분자 한 겹 설계만으로 리튬금속전지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안정화한 혁신적 사례다"며 "수명과 안정성, 에너지 밀도를 모두 높이면서 지금 있는 리튬이온전지 공정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성과다"라고 밝혔다.

이태경 교수는 "밀도 범함수 이론 계산과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분리막 안 작용기의 전자구조와 경계면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밝혔다"며 "이론적으로도 분자조절 멤브레인 안정화 효과를 입증했다"라고 설명했다.

송규진 연구원은 "분자조절 멤브레인 기술은 에너지 저장장치 등 대형 전력망에도 쓸 수 있는 높은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춘 실용 기술"이라며 "친환경 고에너지 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https://doi.org/10.1039/D5EE04968G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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