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美 금리인하 물건너 갔나?…안 내리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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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합리적으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최장 기간 셧다운 여파에 경제 데이터 '구멍'이 현실화하면서, 미 연준이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리 움직였다가 나중에 수습하느니, 일단 멈춰 서서 기다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를 믿고 있던 금융시장은 이번 주 더 커진 AI 걱정까지 안은 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크게 낮아졌어요?
[기자]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를 보면, 현지시간 20일 기준 금리 선물 시장에선 미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약 40%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한때는 30%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93%에 달했는데, 급격히 분위기가 얼어붙은 겁니다.
대신 금리 유지 전망이 그만큼 우세해졌습니다.
[앵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연준 판단에 근거가 되는 최신 데이터들이 사실상 없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장에선 연준이 데이터 공백 속에 금리를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10월 경제 데이터 공백이 현실화됐기 때문인데요.
미 노동부가 "10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내내 이어진 미 정부 셧다운으로 연방공무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면서, 조사 업무가 이뤄지지 못한 탓입니다.
9월 구인·이직보고서 역시 발표되지 않습니다.
실업률이 빠진 10월 고용자 수 증감 통계만 11월 보고서에 담아 함께 발표될 예정인데요.
11월 고용보고서 발표 시점 또한 기존 일정보다 일주일 넘게 늦은 다음 달 16일로 예고됐습니다.
FOMC 회의 이후에 나온다는 얘기죠.
따라서 연준은 9월 고용보고서를 참고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9월 고용보고서에선 비농업 일자리가 전달보다 11만 9천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하지만 기존에 발표된 7~8월 증감폭은 크게 하향 수정됐고, 실업률은 4.4%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등 혼재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앵커]
실제로 연준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지난달 FOMC 의사록을 보면, 당시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음이 확인됐는데요.
의사록은 'many', 즉 많은 연준 인사들이 "올해는 금리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인하 가능성은 일부 위원들만 열어뒀습니다.
또 셧다운 기간 동안 경제 데이터 부족이 정책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내용도 의사록에 담겼는데, 10월 경제 데이터 공백이 현실화된 만큼, 12월 회의에선 의견 분열이 더 심화될 전망입니다.
[앵커]
금리인하 가능성이 약해진 것과 맞물려 이번 주에도 AI 거품론이 지속되면서 주 초반 시장 흐름이 좋지 못했죠?
[기자]
미 실리콘밸리의 대표 투자자이자 페이팔과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로도 유명한 피터 틸이 AI 관련주들을 대거 매도한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는 지난 3분기에 약 9천400만 달러, 우리 돈 1천374억 원어치의 엔비디아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고요.
테슬라와 AI 데이터센터 관련주인 비스트라 지분도 일부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브리지워터와 론파인 캐피털과 같은 월가의 초대형 헤지펀드들도 3분기에 대형 기술주 7개를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 7'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약 43억 달러, 우리 돈 6조 3천억 원어치의 알파벳 지분을 새로 취득한 사실이 전해지긴 했지만, 잇따른 월가 큰손들의 매도 행렬은 AI 과잉 투자 논란을 빚고 있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습니다.
[앵커]
구글의 CEO도 불안감을 키우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잖아요?
[기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주기를 거치면서 산업 전체가 과열되는 순간이 있다"며, "과거 인터넷 산업을 보면, 분명 과잉투자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996년 닷컴 호황기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비이성적인 과열'을 지적했던 것을 연상시키며 "AI도 마찬가지로 닷컴 시대와 같은 비이성적인 요소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AI 거품 붕괴 시 모든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순다르 피차이 / 구글 CEO : 면역이 있을 회사는 없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하게 투자했다면, 그 단계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겁니다.]
[앵커]
투자자들에게 이번 주는 참 힘든 한 주였어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고 AI 거품론이 위험 회피 심리를 키우면서, 자산시장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는데요.
특히 유동성에 민감한 가상자산 가격은 곤두박질쳤습니다.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20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 5천985달러선까지 추락했습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9만 달러선을 내주면서, 30%를 웃돌던 올해 수익률도 반납했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한 달 반 사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1조 2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천760조 원이 증발했다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은 탄광의 카나리아"라며,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 자산 회피 분위기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증시도 주춤한 가운데, 국제 금 선물 가격 역시 온스당 4천 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자산가격이 동반 상승하던 에브리싱 랠리는 에브리싱 폴링으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앵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로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훈풍이 곧바로 소멸됐어요.
따라서 앞으로가 문제인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시장에선 대체로 증시가 일정한 조정기를 거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존 월드런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위치에서 시장이 더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AI 분야에서 자본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을 것인지, 그것이 가격에 반영돼 있는지가 큰 논쟁거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70여 명의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들 중 절반은 "AI 관련 주식이 이미 버블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주가가 폭락할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단 시장은 올해 금리 유지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가운데, 증시가 연말까지 조정기를 겪더라도, 이후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CFRA는 S&P500지수의 올해 연말 목표치를 6525로 낮게 잡은 대신, 내년 전망치는 7400으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올해 전망치는 6500, 내년 말 전망치는 7800을 제시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까지 자산시장 전반의 큰 변동성 속에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전반적인 금융자산 비중 자체를 낮춰야 하는 시기"라며,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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