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무교육 해주겠다… 교육 중 수상쩍은 ‘영업’
판촉행위 속출… 편법 이수 미끼
공공기관 아닌 민간 교육기관
‘한국’ ‘협회’ 등 명칭 탓에 혼동
사칭기관 경우엔 이수 인정 안돼
기업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법정의무교육’을 둘러싸고 민간 교육기관의 부당 영업이 기승을 부려 경기도 내 영세 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교육 도중 자사 상품을 홍보하거나 편법 이수를 미끼로 업체 선정을 유도하는 사례도 속출해 창업 기업인들이 스스로 주의해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달 화성시의 한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지금 교육을 받지 않으면 수백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한 교육기관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해당 기관에 교육을 의뢰했다. 그러나 교육을 나온 강사는 강의 도중 기업 컨설팅 상품을 홍보하며 사실상 판촉 행위에 가까운 설명을 이어갔다. 해당 기관은 공공기관이 아닌 고용노동부의 위탁을 받은 민간 교육기관이었다.
민간 위탁기관의 수상쩍은 영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용인의 한 건설업체 대표 B씨는 자신들에게 교육을 맡기면 5개 법정의무교육(산업안전보건교육·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개인정보보호 교육·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퇴직연금 교육) 중 1개만 들어도 전부 이수 처리해주겠다는 영업 제안을 받았다. 그는 불편한 마음에 거절했지만 경영자로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초기 창업기업과 영세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부 민간 교육기관의 부당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정보가 부족한 사업자에게 과태료를 언급하며 사실상 협박하듯 업체 선정을 유도하거나 교육 중 자사 상품을 홍보하고 심지어 고용노동부와 관련 기관에 정식 위탁 등록조차 되지 않은 사칭 기관이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법정의무교육 제도의 구조적 한계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법정의무교육은 민간 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백 개가 넘는 민간 교육기관들이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기관들이 ‘대한’, ‘한국’, ‘협회’ 등의 명칭을 사용해 공공기관과 혼동되도록 구성돼 있어 사업자들이 이를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정식 등록되지 않은 사칭기관의 경우 교육 이수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고용노동부 감독 시 ‘교육 미이수’로 간주돼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혼란이 이어지자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련 기관도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정식 등록 기관에 대해서 매년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제재하고 있다”며 “최근 신고되는 대부분의 사례는 등록되지 않은 사칭 기관으로 사업주는 업체 선정 전 등록기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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