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카르보나라? 최악 모조품"…'파스타 자부심' 伊, 유사 소스에 격분
![이탈리아 대중음식점에서 파는 카르보나라 파스타 [촬영 현윤경]](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1/yonhap/20251121095752083sbpu.jpg)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벨기에 기업이 출시한 카르보나라 소스가 이탈리아의 '파스타 자부심'을 건드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은 최근 유럽의회에 벨기에 식품기업 델라이즈가 만든 '카르보나라' 소스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논란이 된 것은 소스에 사용된 재료였다.
이 제품은 '카르보나라'라는 명칭을 썼지만 필수 재료인 구안찰레(돼지 볼살로 만든 숙성고기) 대신 훈제 판체타(이탈리아식 베이컨)를 사용해 음식 비평가들의 지적을 받았다.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본고장이다. 돼지 볼살로 만든 숙성고기 구안찰레와 계란 노른자, 페코리노(양젖 치즈), 후추로만 만드는 것이 정통 레시피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SNS)에 "판체타를 넣은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제품은 이탈리아 음식을 흉내 낸 최악의 모조품"이라며 "유럽의회에 속한 국가의 매장에 이런 제품이 진열된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고 썼다.
이탈리아 최대 농어민협회인 콜디레티에 따르면 이탈리아 요리를 모방한 가짜 식료품 피해는 연간 1천200억 유로(약 203조원)에 달한다. 가짜 제품을 만드는 곳은 대부분 선진국 기업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협회 측은 이탈리아 요리를 베낀 제품에 이탈리아 국기의 색깔, 이탈리아의 명소 사진 등을 사용하는 것도 유럽연합(EU) 규정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산 카르보나라 소스에도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케 하는 색깔이 사용됐다
결국 논란이 된 제품은 매장에서 철수했다. 유럽의회는 "해당 카르보나라 소스는 매장 진열대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이웃 국가의 유사 소스에 장관까지 나서 격분할 만큼 이탈리아인들은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이탈리아 정부가 전통 요리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레시피가 엄격한 카르보나라는 자주 논란이 되는 이탈리아의 대표 요리 중 하나다.
작년 9월에는 미국의 최대 식품기업 하인츠가 Z세대를 겨냥한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출시했다가 이탈리아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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