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광수생각]김 부장님, 미안해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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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 짜증이 난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김낙수 부장 이야기다.
김 부장은 1972년생이다.
김 부장의 이야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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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베이비붐세대 퇴직 눈앞
대부분의 자산, 부동산에 묶여…노후 대비 현금흐름은 부실
집 한 채로 버틸 수 있을까…국가 차원의 대책 그려볼 때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 짜증이 난다. 김 부장은 결국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무슨 영웅이라도 되는 듯 회사가 시킨 일을 거부하고 결국 사직서를 냈다. 더 짜증이 난다. 퇴사하는 자리에서는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없느냐”고 사정한다. 앞으로 책임질 자신도 없으면서, 왜 참지 못하고 회사 심부름을 하면 되지, 이렇게까지 무책임하게 회사를 그만두는지 답답함이 밀려온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김낙수 부장 이야기다. 많은 이가 부러워하던 ‘대기업 직원’이라는 타이틀은 사라졌고 다음은 ‘서울 자가’가 위태로워 보인다.

그렇다면 이 세대의 현실은 어떨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세대의 평균 자산은 약 7억5000만원, 그중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집값 상승으로 장부상의 자산은 커졌지만 정작 손에 쥔 ‘현금’은 부족하다. 연금·이자·배당 같은 노후 소득원이 전혀 없는 응답자는 39%에 달한다. 자산 1분위(하위 20%)의 부채비율은 79%로 재정건전성도 취약하다.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노후 현금흐름은 부실하고, 부채는 무겁다.
낀 세대로서의 부담은 더 크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생존 인구는 약 615만 명, 전체의 12.2%다. 대부분 50대 중반의 가장이다. 이들 가운데 79%는 자녀 또는 부모를 부양하고, 24%는 양쪽 모두를 부양한다. 가족부양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퇴직 후 소득이 갑자기 끊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 부장의 이야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 가정을 넘어 세대 전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미리 준비했어야지.”
“왜 대비를 안 했어?”
물론 개인의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를 조금 더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흔들리면 그 여파는 가족을 넘어 국가로 번진다. 가장의 소득이 끊기면 소비가 줄고 내수가 위축된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대규모 조기퇴직이 사회적 부담으로 바뀐다. 유일한 자산인 부동산 중심의 재무구조가 흔들리면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도 올 수 있다. 김 부장 한 사람의 이야기가 곧 한국 경제 전체의 미래와 연결되는 이유다.
“그래도 서울에 집 한 채 있잖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현재만 보고, 부분만 보고, 절대 비교만 하는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보다 휠씬 사정이 좋잖아’라며 비교할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사회 전체의 영향을 판단하고 상대적 비교 속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퇴사한 뒤 집으로 돌아온 김 부장은 부인에게 말한다.
“미안해.”
무엇이 미안했을까. 지금까지 일만 했던 삶이? 앞으로 돈을 못 벌어준다는 사실이? 앞으로 이런 미안함을 말해야 하는 가장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답을 해줘야 할까.
“김 부장님, 미안해하지 마세요. 열심히 살았고 충분히 애쓰셨습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함께 책임지겠습니다.”
국가가 이렇게 말해주는 나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진짜 대한민국이다.
최은영 (eun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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