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콩으로 만들곤 강릉 두부?”…혼란 부추기는 제도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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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이름에 지역명이 들어가니 당연히 그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로 만든 줄 알았어요. 진짜 원산지는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어 확인하기가 어렵네요."
장수용 한국논콩자조회장은 "현행 원산지 표시만으론 국산콩을 쉽고 빠르게 확인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국산콩의 가치를 드러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증제가 시행되면 국산콩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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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판매·홍보때 지명 활용
해당 지역서 생산된 원물이어야
가공식품은 미해당…혼동 초래
주로 외국산 GMO콩 사용 ‘문제’
농업계 ‘국산콩 인증제’ 도입 주장
소비자 알권리·선택권 보장해야


“제품 이름에 지역명이 들어가니 당연히 그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로 만든 줄 알았어요. 진짜 원산지는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어 확인하기가 어렵네요.”

세종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강릉 ○○ 두부’를 살펴보던 한 소비자가 포장지 한 편에 적힌 원산지를 확인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두부(콩)의 원산지는 미국·호주·캐나다 등이었다.
이처럼 국내 지역명을 넣어 제품 이름을 짓거나 포장지 전면에 동네이름을 크게 적어 놓은 가공식품은 시중에서 흔히 목격된다. 여러 기업에서 판매하는 ‘순창 ○○ 고추장’도 비슷한 사례로 고추·콩·쌀 등 주재료를 전북 순창에서 조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들 제품은 해당 지역산 재료로 만든 ‘로컬푸드’로 오해받기 쉬운데 실제론 값싼 수입원료를 쓴 경우가 많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농산물을 팔거나 홍보할 때 행정구역명을 표시·활용하려면 반드시 그 지역에서 생산된 원물이어야 한다. 반면 가공식품에 대해선 규정이 없다. 국산 재료를 전혀 쓰지 않고도 지역명을 넣어 홍보·판매할 수 있다.
이같은 제도 공백이 가공식품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민정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소비자로 하여금 원산지 혼란을 초래하는 식품 표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콩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크다. 두부·장류·두유 등은 일상에서 자주 섭취하는 제품인 데다 대부분 외국산 콩으로 제조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4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 결과 2023년 국내 유통된 두부류를 제조하는 데 사용된 콩(22만3408t) 가운데 수입품 비중은 82.6%(18만4705t)에 달했다. 간장·된장·고추장에 쓰인 콩 중 수입품 비중도 각각 95.2%·93.1%·85.4%에 이른다.
외국산 콩 대부분이 유전자변형농산물(GMO)라는 점이 불안을 키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병)에 따르면 지난해 콩 수입량 119만4256t 가운데 76.0%(90만7119t)가 GMO였다. 적잖은 시판 콩 가공식품이 외국산 GMO콩으로 생산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산콩 업계는 ‘국산콩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은 GMO 원료를 사용했더라도 열처리 등 가공과정을 거치면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파괴됐다고 판단해 장류 등에 대한 GMO 표시 의무를 면제한다.
최근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회에 ‘GMO 완전표시제도’ 시행에 관한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된 상태다.
국산콩은 100% ‘논(Non)-GMO(GMO가 없는)’이기 때문에 국산콩임을 인증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농업계 입장이다.
장수용 한국논콩자조회장은 “현행 원산지 표시만으론 국산콩을 쉽고 빠르게 확인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국산콩의 가치를 드러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증제가 시행되면 국산콩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콩자조회는 연내 국산콩 인증마크를 개발하고 내년 중 배포할 계획이다.
더불어 소비자 인식 제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 사무총장은 “소비자 스스로 식품 표시, 원산지 확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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