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강의 기적, 나일강 기적과 만나”… 방산·교육·문화 협력 늘린다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환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했다. CEPA는 일종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이집트 직접 투자액은 60억달러, 교역액은 16억달러 수준인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CEPA를 체결하면 이집트는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는 한국의 첫 체결국이 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국과 이집트는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 평화에 함께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같은 날 현지 매체 ‘알 아흐람’ 기고문에서도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에서 강대국 사이의 요충지에 위치한 지정학적 운명을 언급하며 “양국 모두 고뇌하고 인내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 얼마나 험난한 일인지 잘 알고 있고, 그 공통 경험이 양국 국민의 마음을 단단히 이어줄 원동력”이라고 했다.

양국은 이날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 공동 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앞으로 FA-50 고등훈련기 및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며 “알시시 대통령은 공동 생산 등 호혜적 협력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2022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등 2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했고, 이집트 현지에 K-9 자주포 생산 공장도 건설돼 내년 중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초고속 압축 성장은 중동의 도움 없이 불가능했을 역사적 성취”라며 “이제 대한민국이 나일강의 기적에 기여할 차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현지에 한국 기업의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분야 투자도 요청했다.
양국은 교육과 문화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이 교육을 통해 번영을 이뤄낸 점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 교육 경험을 이용하기 위해 한국 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논의했다”며 “과학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 대학교의 이집트 설립을 적극 검토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교류가 더욱 확대되고, 더 많은 이집트 국민이 K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는 “한국인 중에 이집트 문화를 동경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이집트에서 이제 한국 음식과 드라마를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한다”며 “(K컬처가)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는 점에 더욱 감개가 무량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카이로대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이집트, 중동과 함께할 비전으로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안정(Stability)과 조화(Harmony)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하고, 혁신(Innovation)과 함께, 네트워크(Network)와 교육(Education)으로 협력 외연을 확장하자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샤인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꿈이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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