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일본 지역 축제에 최고 인기 먹거리로 부상한 한국 잡채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2025. 11. 2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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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열린 일본 도쿄의 한 축제에서 방문객들이 잡채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에노모토 야스타카

일본에는 지역마다 30만개가 넘는 축제가 있다는 설이 있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외국인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도쿄 이케가미에서는 매년 10월 ‘오에시키(御會式)’라는 지역 축제가 열린다. 화려한 연등 행렬을 보기 위해 매년 약 30만명이 모이고, 축제에 맞춰 수많은 노점이 늘어선다.

일본 축제의 노점에서는 야키소바(볶음면),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자가바타(버터 찐 감자)처럼 일본식 간식이 주를 이룬다. 터키 케밥이나 대만 버블티 등 한때 유행한 외국 음식도 눈에 띈다. 올해 오에시키에서는 한식을 파는 노점도 제법 보였다. 잡채, 떡볶이, 치즈핫도그, 회오리 감자, 십원빵 등 한국 간식을 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던 메뉴는 의외로 ‘잡채’였다.

이날 잡채를 파는 노점에는 줄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십여 명의 손님이 늘어서 있었다. 아무리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축제 특성상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인기인데, 줄을 서서 잡채를 사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가격도 한 그릇에 700엔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었다. 잡채가 일본인 입맛에 잘 맞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것은 노점 간판에서 잡채를 ‘한국풍 야키소바(韓国風 焼きそば)’로 소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니, 잡채가 야키소바라고?’ 순간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야키소바란 밀가루 면을 우스터소스로 볶아 만든 음식이다. 당면을 볶아 만든 잡채를 야키소바라고 부르면 자칫 오해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축제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일본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처럼 보이기도 했다.

일본 축제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 떡볶이가 아니라 잡채라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다소 의외일 수 있다. 한식이 해외로 나가 현지 문화에 맞춰 재해석되고 소비되는 모습은 흥미롭다. 일본 축제를 방문한다면, 어떤 한식이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지 함께 살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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