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말하는 색, 마음이 빚은 선의 온기
젊은 감각의 분청 도예
색흙 실험이 만든 선미학
단순 선에서 찾은 조형미
차 도구 신작이 품은 온기
김해 로컬성 담은 도예가

도자기는 예술가의 내면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그 흐름을 반영해 젊은 감각으로 빚어낸 도자기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모던하고 과하지 않고 일상생활과도 어울리고, 어디에 놓아도 멋스러운 도자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던하고 멋진 도자기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 도자기를 사서 장식하기도 하고, 그 도자기를 사용한다.
지난 4일 제30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 개막식에서 '김해분청도자전시판매관'에 전시된 정민지 도예가의 작품을 보고 매료됐다. 먼저 진열된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누구의 작품일까 궁금해서 작가의 이름을 확인했다. 추후,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작가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측으로부터 전화번호를 받아서 연락을 취했다. 작품 관련 일로 서울에 머물고 있어서 12월에 내려온다고 했다.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민지 도예가는 할아버지 때부터 김해 명법동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작업실이 있는 명법동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다. 유학 후인 2015년에 돌아와서 다시 정착했다.
작품 세계에 관련한 궁금증을 들어보자.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의 유학 경험이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줬나?
내가 쓰는 색감들이 바르셀로나에서 배우고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담당 교수인 Montserrat Altet 교수님께서 특히 색소지(흙)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셨다. 내가 살았던 지중해 동네들은 특유의 밝은 색감이 있다. 사람들도 그렇고, 이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작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한다.
자신만의 디자인, 색감, 형태를 찾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과 기쁨은?

석고 틀 작업 등 본인만의 제작 방식이 가지는 가치와 차별점은?
석고 틀 작업(슬립 캐스팅 기법)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색흙을 쓰기에 가장 최적화된 방법이기 때문이다. 도자기 색깔은 보통 유약으로 만든다. 이런 경우에는 색상이 탁해지는 경향이 있다. 밝고 맑은 색상을 위해 아주 좋은 백토에 약간의 안료를 넣어 색흙을 만들어 작업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의 도자기에서 보는 색보다 밝고 맑은 파스텔톤이 나온다, 이 흙들을 아주 얇고 섬세하게 다룬다. 가장 최적화된 방법은 슬립 캐스팅 기법이 아닌가 한다.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실용성, 미적 감각 등)는?

최근 작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오브제나 작품은?
요즘은 주로 차 도구 작업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작업한 '따뜻한 대화'를 주제로 작업한 찻잔 시리즈들이 꾀나 마음에 든다. 사실 제가 차를 마시기 시작한 지는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차 생활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경험 중의 하나는 소통이다.
차를 마시면서 이뤄지는 대화의 시간. 여러 사람의 여러 개의 말과 생각이 오가며 조화를 이루어가는 시간. 이것이 진정한 찻자리의 매력이라 생각 들었다. 이 '여러 개의 말과 생각들의 조화'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다. 작업실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만화의 말풍선 이미지가 떠올라 작업했다. 이후로는 말풍선과 완전 다른 이미지로 발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 말풍선 모양의 받침들이 시각적으로도 재미있고, 의미도 있어서 매우 만족한다. 10월 중순에 샤먼국제차박람회에 1차 제작분을 가지고 갔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김해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그런지 마음이 아주 평안하다. 그래서인지 작업할 때도 한결 차분하고 따뜻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작업을 더욱 평안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곳이다.
몇 해 전 김해시청 관광과와 협업해 '김해 대표색 머그컵'을 관광기념품으로 제작했다. 고향의 색을 담은 상품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뿌듯했다. 김해라는 지역 안에서 내 작품이 지역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경험이 작가로서 큰 보람을 줬다.
국내에서의 도예 트렌드는?

도자기는 단순한 실용품을 넘어 조형적 아름다움과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형태, 질감, 색상 등 다양한 요소를 창의적으로 조합해 독특한 미감을 표현한다. 도예가는 도자기가 아름다움뿐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작품의 지속적인 혁신을 함께 추구한다. 도예가는 도자기 제작의 모든 과정에서 흙과의 교감, 예술적 조형성, 그리고 변화의 가치를 중시한다. 이 모든 것에 부합하는 정민지 도예가는 "도자기 작업을 한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늘 한결같이 가마 뚜껑을 열 때는 좌절감이 들 때가 많다. 나보다 오래 작업한 선배들도 그렇다고 한다. 이 말에 위로를 받고 작업실로 돌아간다, 몇 년 전의 작업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실력은 좋아지고 있다. 요즘 차 도구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기물들을 실험하고 있다. 사용하기 편하고 예쁜 차 도구들을 만들 것이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한다.
정민지 프로필
1983 김해 출생
2007 국립서울과기대 도예과 졸업
2015 바르셀로나 ESDA Llotja 아트스쿨 세라믹아트 전공 졸업
2015~현재 라세라미스타 도자공방 운영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