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붐 세대 덕 ‘출생아 수’ 반등…‘구조적 저출생’ 문제는 계속된다
청년 일자리 문제·출산 기피 여전
“2년 뒤에도 상승할지 장담 못해
경제 불균형 문제 영향 분석 필요”

지난해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면서 저출생 기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아직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출생이 늘어난 건 코로나19 시기 미뤘던 결혼이 늘었고, 인구 분포상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많은 점 등이 작용한 결과이지 자녀 갖기를 꺼리는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기본사회연구원 주최로 20일 열린 ‘지방분권과 기본사회 학술대회’에서 이지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4년 출생아 수 반등 원인 분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부터 줄곧 하락해 2023년 0.72명(출생아 수 23만명)으로 바닥을 찍고, 지난해 0.75명(출생아 수 23만8000명)으로 소폭 반등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에 떨어졌던 혼인율이 2022년 8월~2023년 상반기에 증가하면서 신혼부부가 늘어나고,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에코붐 세대’가 주 출산연령대인 30대에 진입한 것을 출산율 반등의 원인으로 들었다. 에코붐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자녀 세대로, 이들이 태어난 1991~1995년 인구수는 1980년대 후반에 비해 뚜렷하게 많다.
통계를 보면 전체 가임여성 인구수는 2015년 1280만명에서 2024년 1009만명으로 9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출산이 많이 이뤄지는 30~34세 여성 인구수는 2023년 159만1000만명을 찍고 반등해 지난해 162만4000명까지 늘었다. 이 연령대의 출산율은 2023년 1000명당 66.7명에서 지난해 70.4명으로 반등했다. 즉, 전체 가임여성이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도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난 30대 초반 여성 집단이 지난해 출생아 수 반등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출산 정책도 일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말 25~44세 기혼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출산결정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5.5%가 정부 정책 지원이 확대될 것을 기대해 출산 시기를 2024년까지 늦췄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미 자녀가 있는데 지난해 자녀를 추가로 출산한 경우, 첫만남이용권 같은 현금지원과 의료지원 등 정부 정책이 좋아졌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같은 주제로 발표하면서 배우자 유무, 혼인 여부 등으로 집단을 나눠서 분석해보니 지난해 출생아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기혼 여성의 출산율 상승’이었다고 지적했다. 먼저 기혼 여성의 첫째·둘째 출산율이 각각 증가했다. 비혼 여성의 출산도 증가했는데, 지난해 출생아 수 증가분의 약 31%(2500명)가 비혼 출산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향후 1~2년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교수는 “결혼 증가로 인해 적어도 올해와 내년에는 출생아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간 본격적으로 오를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코로나19 기간에 지연됐던 결혼이 이미 해소됐고, 기혼여성의 무자녀 비율이 증가 추세에 있는 점을 들었다. 에코붐 세대의 30대 진입이 끝나면 30대 여성 인구수는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의 불평등 심화, 청년 일자리 질 저하, 주거비용 상승 등을 출생아 수 감소의 구조적 요인으로 짚었다. 그는 “정부는 장기적인 저출생 대응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해 발생할 지역별 사회경제적 불균형 문제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이 대통령 “우리 헌법 너무 오래돼…부분적·순차적 개헌, 지금 이 기회에”
- [속보]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피의자 “평소 시끄럽게 굴고 정리정돈 안해서 폭행” 진술
- ‘친트럼프’였던 프랑스 극우 르펜 “이란 공습 무작정 이뤄진 듯···우린 반드시 벗어나야”
- ‘뉴김부겸’ 홍준표?…“민주당 아니라 김부겸 지지”
- 사상자 나온 ‘충돌’ 잊은 채···일본 나리타공항, 활주로 확장 위해 토지 강제수용 추진
- 법원, 장동혁 “‘국힘 가처분, 특정 판사가 골라먹기” 발언에···“질의 온 적 없다” 반박
- 트럼프, 종전 아닌 이란 공격 강화 선언에 코스피 4% 급락, 환율 1520원 넘겨
- [속보]‘대전 초등학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확정
- 토스 대표 ‘만우절 이벤트’ 진짜였다··· 직원 10명에 월세·대출이자 1년 지원
- [속보]이 대통령 “민생경제 전시 상황…비상상황에 비상한 대책 필요” 국회 시정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