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범죄 연루’ 의혹 받던 필리핀 전 시장, 무기징역 선고

대규모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가 일어나던 범죄 단지의 땅을 소유해 사기 범죄 연루 의혹을 받던 필리핀의 전직 시장이 인신매매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 전 시장과 공범 3명이 인신매매 및 사기 조직 운영 혐의로 무기징역과 200만필리핀페소(약 5천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궈 전 시장이 소유해온 사기 조직의 부지는 정부 소유로 몰수된다. 재판부는 또 그를 현재 수감 중인 파식시 교도소에서 만달루용시에 있는 여성교정시설로 이송하라고 명령했다.
2022년 밤반시 시장으로 당선된 그는 평소 주민들 사이에서 “따뜻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그는 밤반시의 중국인 대상 온라인 도박장 ‘쭌위안 테크놀로지’를 단속하며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진 조사에서 해당 도박장은 로맨스 스캠 등 사기 범행이 일어나는 범죄 소굴로 드러났는데, 약 7만9000㎡ 규모의 범죄 단지 부지의 절반 이상이 궈 전 시장 소유로 확인돼 파문이 일었다.
또 궈 전 시장의 출신 배경과 경력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필리핀에서 태어났다는 궈 전 시장의 주장과 달리, 그가 2003년 13세 당시 궈화핑이라는 이름의 중국인 여권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사실이 밝혀져 ‘신분 세탁’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중국 스파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중국 정부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상원의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한 그는 심각한 위법 행위를 이유로 시장직에서 직위 해제됐다. 이후 수사가 본격화되자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도피하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검거됐다. 궈 전 시장은 자신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해온 상태다.
궈 시장은 이날 선고가 난 인신매매 등 혐의 외에도 범죄 활동 수익금 1억필리핀페소(약 24억원) 이상을 돈세탁한 혐의 등 5건의 재판을 더 받고 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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