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쫓는데 매년 수천만원… “경기남부 서식지 만들어야”

목은수 2025. 11. 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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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퇴치·정화 예산낭비 지적
울산, 철새공원 만들어 관광자원화
지자체간 이동… 공동 대응 필요
일부 공원 야간·겨울 제공 주장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삼거리 인근 인도가 떼까마귀 배설물로 뒤덮여 있다. 2025.11.11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떼까마귀 ‘퇴치’를 위해 지자체가 매년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떼까마귀 문제가 경기 남부지역의 공동 과제로 떠오르면서 서식지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매년 떼까마귀 퇴치와 거리 물청소 등 정화작업을 위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2020년 6천300만원, 2021년 6천600만원, 2022년 7천200만원, 2023년 6천400만원을 사용했고, 지난해에는 4천600만원을 집행했다. 이는 모두 이듬해 봄까지 사용된 예산을 포함한 수치다. 올해는 떼까마귀가 평년보다 일찍 수원을 떠나면서 예산 사용이 크게 줄었지만,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인 추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예산 지출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울산시는 남구 무거동 일원(태화강 삼호지구)에 ‘태화강 철새공원’(삼호대숲)을 만들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사람들이 숲 외곽에서만 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동선을 제한하고, 가로등도 오후 10시에 소등하는 등 조류 친화적인 환경을 갖춰 떼까마귀뿐 아니라 백로, 갈까마귀 등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서식지 조성을 위해 경기 남부지역 지자체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개별 지자체가 쫓아내기식 정책을 이어가면 떼까마귀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 문제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삼거리 인근 전깃줄에 떼까마귀 수십마리가 앉아 있다. 2025.11.11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실제 국립생물자원관 모니터링 결과, 기존에 수원 팔달구 인계동에 집중됐던 떼까마귀가 여러 지역으로 분산됐고 최근에는 수원 북쪽 지역에서도 관찰되기 시작했다.

최유성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사는 “예전에는 수원시청(인계동) 주변에 만마리 가량이 몰렸지만 지금은 2천~3천 마리씩 여러 지역으로 분산돼 지내고 있고, 평택·오산 등 남부 지역은 물론 최근에는 시흥 등 북쪽 지역에서도 관찰되고 있다”며 “경기 남부권 전체를 고려해 서식지를 확보하고 이동을 유도하려면 협의체 구성과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떼까마귀에게 공간을 온전히 내어주기 어렵다면 출입 시간이나 계절을 제한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는 “수원에는 민물가마우지(서호공원)가 서식하거나 이미 근린공원화된 공간이 많아 마땅한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지만, 떼까마귀는 하루 이동 거리가 30㎞에 달해 평택·오산까지 생활권으로 삼고있다”며 “공간을 온전히 비워주기 어렵다면 야간 출입을 제한하거나 겨울철에만 사람 출입을 통제하는 구역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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