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초밥·된장국’ 인증샷 올린 대만 총통, 중국 맞서 일본 편들기?

김기범 기자 2025. 11. 20. 19: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에 올린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는 사진. 출처 : 라이칭더 대만 총통 엑스 계정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는 사진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재개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친미·반중’ 성향으로 분류되는 라이 총통은 20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등에 “오늘 점심은 초밥과 미소국(일본식 된장국)”이라는 글을 올렸다. “가고시마산 방어와 홋카이도산 가리비”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라이 총통은 특히 엑스에는 같은 내용을 일본어로도 적었다.

라이 총통이 올린 두 장의 사진을 보면 그는 왼손으로 초밥 접시를 들고, 오른손으론 젓가락으로 가리비 관자를 집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역시 초밥 접시와 젓가락을 든 라이 총통 앞에 놓인 탁자에 간장과 미소국 등이 올려져놓여있는 모습이 담겼다.

라이 총통이 이 같은 문구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적지는 않았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등에 일본 수산물로 만든 일본 음식을 먹는 사진을 올린 것은 전날 공식화된 중국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일 중국은 이달 들어 재개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일본이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지난 6월 중국은 오염수 방류 이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홋카이도 냉동 가리비 6t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지 2주 만에 중국은 다시 수입 중지를 결정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에 올린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는 사진. 출처 : 라이칭더 대만 총통 엑스 계정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중국은 연일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부·국방부 등 정부 부처와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연일 거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 자국민에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 영화 상영 중단 같은 사실상의 제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지한 것 역시 다카이치 총리를 압박할 또 다른 제재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대만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만난 사진과 “일본과 대만의 실무 협력이 깊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리자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발신해 성질과 영향이 몹시 나쁘다”며 공개 비난하고 일본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중국이 공세에 나서자 일본과 공조 관계를 다져온 라이 총통이 일본을 응원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라이 총통은 지난 17일에는 “일본에 대한 중국의 하이브리드 공격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자(麻煩製造者·트러블메이커)가 돼서는 안 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궤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중국을 비판한 바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