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것도 한계가"···송정지하차도 공사 피해 소송
손님 발길 끊겨 매출 70% 급감
지반침하·누수···사고 위험도 증가
LH, 상인들 대책·보상 요구 외면
상가협, LH 상대 손해배상청구

울산 북구 송정 지하차도 공사로 갖은 피해를 입어 온 인근 상인들이 수차례 공기연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시 공사 기간이 늘어날 낌새가 보이자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상인들은 LH의 잘못된 설계·공사로 공기가 계속 연장되온 만큼 이로 인해 누적된 피해를 법적으로 인정받겠단 입장이다.
20일 오전 찾은 북구 송정지하차도 공사현장. 바로 옆으로는 가구, 조명, 낚시용품 등 여러 상가가 쿵쾅거리는 공사장 소음과 먼지를 여과없이 받아내고 있었다. 사람이 다녀야할 인도 위에는 어느 순간 쩍하고 갈라진 틈새가 점점 넓어지더니, 그 틈새 위로 땜질하듯 임시로 메워둔 시멘트가 한가득 부어져 있었다. 이조차 이어진 공사 진동을 이기지 못한 듯 틈새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일부 구간은 지반 침하도 심각해 높낮이가 성인 남성의 손가락 검지 정도로 차이날 정도였다.

김 씨는 "수년째 이어진 공사로 가게 앞이 엉망이 됐다. 지하차도 만든다고 땅바닥을 막 헤집어 놓더니 버텨낼 제간이 없는 것"이라며 "소음이랑 날림먼지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반이 갈라지면서 그 틈새로 가게 곳곳에 누수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가게와 이어진 수도 배관이 터져서 수도세만 80만원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도로가 좁아지고 굴곡도 늘어나면서 일대 교통사고도 크게 늘어났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난 9일 새벽에는 빗길에 승용차가 공사장 가림벽을 들이받고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림막 외에도 외에도 안전펜스 충돌, 접촉사고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씨 가게를 비롯해 일대에는 10개의 상가가 있는데, 공사 이후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기존 대비 50~70% 가까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4개 상가가 폐업 준비 또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인들은 '송정지하차도공사 피해상가 협의회'를 구성하고 LH에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과 피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단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여기에 최근 지하차도 공사 중 지하수 유출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기연장이 또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자(본지 2025년 8월 21일자 6면 보도) 협의회는 지난 9월 LH를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재산권 침해 및 영업방해'로 울산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수인한도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고통의 한계를 뜻하며, 법원은 이를 기준으로 피해 여부를 판단한다.
사건을 수임한 A변호사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으로 인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매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준 만큼, 공적인 공사일 지라도 배상할 의무가 있어 보인다"라며 "이미 비슷한 판례가 많은 만큼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협의회는 또 공사와 관련해 공익감사청구를 요구하는 서명을 주민 700여명으로부터 받아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소송과 관련해 LH는 답변을 거부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