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탄생부터 전성기까지…춤추는 역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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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에드가르 드가, 툴루즈 로트레크, 에두아르 마네.
이들의 공통점은 발레를 그린 화가.
1막 '무대가 열리다'는 발레의 탄생에서 정착까지 역사 흐름을 따라간다.
발레를 담은 명화가 포착해 낸 무대 위나 일상 속 무용수, 발레 관련 인물 초상화, 당대 흐름 속 발레의 위치를 짐작하게 하는 역사화, 작품 포스터 속 발레리나 형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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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 어머니’ 카트린 드 메디치
- 佛 절대왕권 위한 정치적 활용
- 스타 무용수에 가려진 군무 등
- 전체 2막 170점 그림 곁들여
프랑스 화가 에드가르 드가, 툴루즈 로트레크, 에두아르 마네. 이들의 공통점은 발레를 그린 화가. 이들뿐만이 아니다. 덴마크 러시아 아일랜드 스페인 독일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많은 화가가 발레를 그렸다.

한지영의 ‘발레, 미술관에 가다’는 170여 점의 그림과 함께 읽는 발레 인문 교양서이다. 발레의 모든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발레를 전공하고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과 전북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강의하며 무용 이론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책은 발레 공연처럼 2개 막으로 구성됐다. 1막 ‘무대가 열리다’는 발레의 탄생에서 정착까지 역사 흐름을 따라간다. 발레는 훗날 프랑스 왕이 되는 앙리 2세와 결혼해 프랑스 왕비가 된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출신 카트린 드 메디치가 낳고,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자랐으며, 러시아 황실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발레의 어머니’ 카트린 드 메디치의 파란만장한 삶, 최초의 발레로 일컬어지는 ‘왕비의 코미크 발레’, 프랑스의 절대왕권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발레를 통해 성공적으로 달성한 태양왕 루이 14세 이야기가 이어진다.
낭만주의 발레의 서막을 열어젖힌 작품 ‘라 실피드’. 라 실피드는 공기의 정령이다. 이후 ‘공기 같은’ 요정이 되어야만 했던 낭만주의 여성 무용수들의 숙명, 표트르 대제가 추진한 러시아 제국 개혁 정책이 낳은 고전 발레의 체계와 작품 탄생에 얽힌 뒷 이야기도 들려준다.
2막 ‘별들이 춤추다’에서는 발레 작품과 무대 위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멸의 명작 ‘빈사의 백조’로 영원한 전설로 남은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 짧았던 영광의 10년과 길었던 고통의 30년이라는 세월 속에 묻혀간 천재 발레리노 바츨라프 니진스키. 무대 위 스타 무용수를 빛내기 위해 존재했던 익명의 별들의 존재 이유, 그들 뒤의 천재 안무가와 발레 속으로 녹아든 동양 문화(오리엔탈리즘)까지 찬찬히 살펴본다.
‘코르 드 발레(군무)’에 관한 장은 감동적이다. 저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역 무용수들의 화려한 솔로 베리에이션과 파드되에 가려져 있지만, 발레의 진짜 몸통은 군무”라고 말한다. 무대 위에서 완벽한 일치를 보여주기 위해 그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 그리고 무명의 무용수들이 품은 꿈에 대한 이야기는 발레를 감상하는 시선까지 변화시킨다.
각 장 본문에는 발레 이해를 돕는 팁 박스가 곁들여져 있다. 낭만 발레와 고전 발레를 구분하는 법, 발레가 공연되는 오페라 극장의 역사, 무용수의 계급 체계, 세계의 유명한 발레학교, 한국 창작 발레 역사 등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정보가 가득하다.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발레를 담은 명화가 포착해 낸 무대 위나 일상 속 무용수, 발레 관련 인물 초상화, 당대 흐름 속 발레의 위치를 짐작하게 하는 역사화, 작품 포스터 속 발레리나 형상 등. 이 그림들은 무용의 기록이자, 시대가 발레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오랫동안 발레는 지상의 인간들이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천상의 예술 같은 장르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한국 무용수들이 세계 최고 무용수로 우뚝 서고, ‘스테이지 파이터’ 같은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발레리노의 파워풀하면서도 우아한 동작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등, 발레의 입지가 점점 확장된다. 취미로 발레를 배우며 발레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도 나날이 늘고 있다. 이 책이 발레와의 거리를 더 좁혀준다. 책을 읽다 보면 발레리나나 발레리노가 되어 미술관을 우아한 동작으로 걷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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