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확산 일로, 동북아 정세 악화 대비해야[사설]

2025. 11. 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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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19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일본 정부에 통보했고, 일본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의도 보류키로 했다. 중국이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사태 때처럼 희토류 수출 금지 등 보복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국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럴 전망은 불투명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밝힌 데 반발해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일본 영화 상영 연기 등 보복 조치를 잇따라 내놨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수산물 수입 중단 통보 배경으로 “다카이치의 잘못된 발언이 중국 민중의 강렬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규정한 대만 문제에 대해 일본 총리가 국회라는 공적 무대에서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될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다. 대만은 청일전쟁 후 일본에 할양됐다가 2차 세계대전 뒤에 수복된 역사가 있고, 현재와 같은 양안관계를 만든 책임이 있는 일본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중국은 보고 있다.

갈등의 원인 제공자인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지름길이지만, 일본은 ‘밀리면 안 된다’며 버티는 분위기다. 지난 15~16일 실시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전달 대비 5.5%포인트 오른 69.9%에 달한 데서 보듯, ‘강한 일본’을 희구하는 여론이 다카이치의 극우 행보를 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중·일 갈등을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3문서’ 개정을 비롯해 방위력 강화의 불쏘시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성할 줄 모른 채 퇴행을 거듭하는 일본을 보면 중국의 격한 반발을 탓할 수도 없다.

양국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며 동북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K팝 걸그룹 에스파의 일본 TV 출연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일 갈등 여파가 한국에도 다각도로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한국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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