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파멸을 넘어…화해와 평화 담은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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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프랑켄슈타인'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공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든 의문이었다.
이 관점에서 '프랑켄슈타인'을 보면 감독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구조돼 배에서 안정을 취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 분)과 죽일 듯 그를 쫓는 크리처(제이컵 엘로디 분)는 선장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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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선 창조자-피조물 대립
영화선 갈등 대신 화합 그려내

왜 지금 ‘프랑켄슈타인’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공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든 의문이었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에서 읽어낸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관점에서 ‘프랑켄슈타인’을 보면 감독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북쪽 끝 어딘가에 얼어붙어 좌초된 배에서 진행되는 오프닝의 배경은 셸리의 작품을 반영했다. 물론 이야기 전개는 델 토로의 구상에 맞춰져 있어 소설과 결이 다르다. 구조돼 배에서 안정을 취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 분)과 죽일 듯 그를 쫓는 크리처(제이컵 엘로디 분)는 선장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주인공 빅터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사연에서 출발해 시체의 부분들을 모아 크리처를 창조한 사연을, 크리처는 자신을 가두고 죽이려는 빅터를 겨우 피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빅터를 찾는 이유를 들려준다. 이 영화가 누구 한 명에게 치우치지 않고 진술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해 경청하는 형식을 취한 데는 이유가 있다.
보통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배경에는 창조자와 피조물, 인간과 괴물, 가부장과 소수자, 강자와 약자 같은 권력 구조가 내재해 있다. 이를 대립 구도로 가져가 결국 파멸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이 영화의 2막 구조는 파격적이다.
결말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서로를 회피하거나 증오하던 빅터와 피조물이 손을 잡고 화해에 이른다. 프랑켄슈타인으로 이런 테마가 가능하다고? 빅터는 어려서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외과의인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았고 이를 잘 따르지 못하는 날에는 매를 맞기도 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빅터의 크리처 훈육법 역시 다르지 않다. ‘빅터’ 한마디 외에 아는 단어가 없다며 크리처의 신체를 가격하는 빅터의 반응은 아버지가 보인 그대로였다. 빅터에겐 지능이 없어 보이는 크리처가 괴물이지만, 크리처에겐 자신을 함부로 상대하는 빅터가 괴물이었다. 빅터에게서 탈출한 크리처에게 세상은 역시 잔인하고 위험한 곳이었지만 따뜻하며 사랑이 넘치는 곳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스로 행하는 죽음마저 불가능한 크리처가 택할 수 있는 건 빅터를 찾아 나서는 것. 자신의 창조자를 찾아 “동반자를 만들어줄 수 없다면 죽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빅터의 영혼을 파괴했던 내부의 괴물은 일련의 사건과 크리처가 들려준 사연으로 소멸했다. 때마침 어둠이 걷히고 지평선 위로 태양이 고개를 내밀면서 빅터는 검은 과거를 사죄하고 설원처럼 하얀 미래를 도모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크리처를 향해 부르는 이름 ‘아들아’, 크리처도 그간의 원한을 풀고 빅터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새날이 오자 얼어붙었던 배는 부자의 화해가 해빙의 불씨가 돼 바다로 나아가고 선원들의 목적지는 고향,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마음의 평화를 얻기에 이른다. 왜 지금인가, 아니 굳이 지금이 아니라도 어느 때나 유효한 이 영화의 메시지는 엉망진창인 이 세상을 향한 델 토로의 애정과 희망을 영혼으로 삼는다.
허남웅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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