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업그레이드, 단 5초면 가능하다

신동선기자 2025. 11.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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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초고속 나노 복합 기술로 차세대 리튬배터리 음극 소재 설계 난제 해결
연구진 사진(왼쪽부터 김진곤교수, 김건우박사, 조창신교수, 조항준 석사)
포스텍 연구팀이 새로운 나노 복합소재 제조 기술을 선보였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스마트폰,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 등 일상을 움직이는 핵심 기술이다.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음극 소재로 넓은 표면적과 높은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가진 소재가 필요한데, 이번 신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넓은 표면적을 가진 '메조 다공성 금속산화물(이하 MMOs, mesoporous metal oxides)'을 만들기 위해 '블록공중합체(BCP) 자기조립'이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식은 유독성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합성 시간이 매우 길어 산업 적용이 쉽지 않았다. 여기에 높은 전도성을 가진 나노물질을 MMOs 내부에 균일하게 섞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배터리 성능 향상에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 김건우 박사, 조항준 석사,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조창신 교수 공동연구팀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손 소독제나 매니큐어 제거제로 알려진 친환경 용매 '아세톤'이 금속 알콕사이드(금속 산화물 전구체)를 빠르게 반응·경화하는 특성에 주목했다. 기존처럼 용매를 천천히 증발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재료가 순식간에 반응하며 스스로 응축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구현한 것이다.

그 결과, '카본나노튜브'(1차원)와 'MXene'(2차원) 같은 고전도성 나노 소재가 단 5초 만에 MMOs 내부에 골고루 분산된 나노 복합체 제조에 성공했다. 수 시간에서 며칠 이상 걸리던 공정을 대폭 단축했을 뿐 아니라, 균일성과 재현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술로 만든 나노 복합체는 넓은 표면적과 높은 전도성을 동시에 달성하며, 리튬이온배터리 음극 소재로 사용한 결과 기존 MMOs 소재보다 뛰어난 에너지 저장 성능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0.05 A/g의 낮은 전류밀도에서는 복합체가 275mAh/g로, MMO 단일 소재(224 mAh/g) 대비 약 23% 향상된 용량을 보였고, 1.0 A/g의 높은 전류밀도에서는 복합체가 108 mAh/g로, 단일 소재(46 mAh/g)보다 약 135% 향상됐다. 또한 공정에 사용된 아세톤을 정제해 다시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생산 공정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김진곤 교수는 "이번 기술은 기존 대비 합성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할 뿐만 아니라 유독성 용매가 필요하지 않아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것이 큰 차별점"이라며 "배터리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고기능성 소재 개발로 응용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의후속연구사업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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