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다] 車 보험 적자 심화… 5년 만에 보험료 인상되나
7월 집중호우 탓 92%까지 쑥
표준약관 개정땐 선택권 제한
과잉진료도 ‘누수 원인’ 꼽혀
보험료도 ‘물가산정 항목’ 포함
정부 안정기조에 인상 쉽잖아
![서울 서초구 잠원나들목 인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오른쪽)이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0/dt/20251120175516620aegq.jpg)
자동차보험 개선 어떻게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화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가 이례적으로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검토를 공식화할 정도다. 다만 자동차보험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20일 손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단순 평균 기준)은 85.4%로, 전년 동기보다 4.3%포인트(p) 상승했다. 사업 비율(16.3%)을 더한 합산 비율은 101.7%로 손실분기점(100%)을 넘어 적자 상태다.
같은 기간 한화손해보험의 누적 손해율은 86.4%, 메리츠화재 누적 손해율은 84.2%를 기록했다.
올해 대형사 4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80%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통상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7월에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92.1%까지 치솟았다. 9월에도 추석 연휴로 인해 차량 운행량이 증가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통상 연말에 손해율이 올라가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누적 손해율은 87∼88%, 합산비율은 약 103∼104%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손해율 악화에 수익성 뒷걸음질
올 한 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손보사들의 실적도 줄줄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동차보험 쪽은 많이 고전하고 있다. 데이터를 보면 깜짝 놀랄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 손보사 4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 보험손익은 95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DB손보가 유일하게 218억원의 이익을 낸 가운데 △삼성화재 341억원 △현대해상 -387억원 △KB손보 -44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DB손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7.9%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대형 손보사 4곳 모두 자동차 보험손익이 뒷걸음질 쳤다. △삼성화재 -648억원 △DB손보 -558억원 △현대해상 -553억원 △ KB손보 527억원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자동차보험은 3분기에 나쁘지 않았는데 올해는 굉장히 안 좋은 상태”라면서 “연말에는 빙판길로 인한 사고 증가, 차 고장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더 높아진다. 4분기에도 고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발에 부딪힌 개선책… 구조적인 문제 여전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악화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보험료는 4년 동안 인하했지만 자동차 정비수가는 매년 인상되고 있다. 올해 자동차보험 정비수가 인상률은 2.7%에 달했다. 자동차 기술 발달로 부품값이 비싸지고 공임비도 올랐는데 보험료만 내려가고 있다.
정부는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애초 차를 수리할 때 정품 대비 35~40% 저렴한 정부 인증을 받은 품질인증부품을 써야 하고 정품으로 대체하면 추가금을 내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는 결국 한발 물러서서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자동차보험으로 수리할 때 정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품질인증부품 의무 사용 내용이 빠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놨다.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아 품질인증부품을 사용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인배상에서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 개정안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자배법 개정안의 가장 큰 쟁점은 경상 환자(상해 등급 12~14등급)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으려고 할 때 적정성 여부를 보험사가 판단하는 부분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경상 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고자 할 경우 사고 발생 후 7주 이내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에 관한 자료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지급보증 중단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경상 환자의 과잉 진료 문제가 보험금 누수의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경상 환자 1인당 실질 치료비는 2013년 18만7000원에서 2022년 말 83만9000원으로 4.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질 향후 치료비는 38만8000원에서 93만6000원으로 2.4배 늘었다.
특히 경상 환자 치료비에서 한방 진료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한방 미이용 경상 환자의 실질 치료비는 30만원 수준이었지만, 한방 이용 경상 환자의 경우 120만원에 근접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치료권을 제한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의학계 역시 진료권을 이유로 들며 반발했다. 여기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정안을 재검토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히며 개정안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자나 안전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우량 고객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5년 만에 車 보험료 결국 인상할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구조적인 개선도 난관에 봉착하자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삼성화재는 지난 13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이 내용을 공식화했다. 권영집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전략팀장은 “최근 4년간 요율을 계속 내려왔는데 이 부분이 관건”이라면서 “현재 합산비율을 고려할 때 내년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재명 정부에서 물가 안정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는 상황이라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손해율 등을 고려했을 때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끝내 보험료가 인하됐다”면서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맞지만 물가 산정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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