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마”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 내란 잠재운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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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마."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해 7월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에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5602부대가 요청한 국회 설계도면 제출을 거부하면서 국회 사무처 직원에게 한 말이다.
2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19·20·21대 국회의원과 제50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도종환 시인은 최근 국내 순수 시 전문 계간지 '상징학연구소 2025 겨울호'에 발표한 신작시에서 내란 당시 김민기 사무총장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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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설계도 지킨 김 사무총장 활약 재조명…박대현 평론가 “구원의 목소리”
"주지 마."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해 7월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에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5602부대가 요청한 국회 설계도면 제출을 거부하면서 국회 사무처 직원에게 한 말이다. '12·3 내란의 밤'을 5개월 여 앞둔 '평온한' 날이었다. 5602부대는 육군 제1공수특전여단으로 특수전사령부 직속이다.

2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19·20·21대 국회의원과 제50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도종환 시인은 최근 국내 순수 시 전문 계간지 '상징학연구소 2025 겨울호'에 발표한 신작시에서 내란 당시 김민기 사무총장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노래한다.
물론 '김민기'라는 이름 석 자와 '국회 사무총장'이라는 직함을 명토 박는 대신 '그'라는 3인칭 대명사를 썼지만 '그'가 바로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을 가리킨다는 사실은 문맥상 명료하게 유추 가능하다.
"…/ 그가 5602부대로부터 국회 설계 도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받은 게 7월이었다/ 시설 내부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에 필요한/ 건물 내부 설계 도면을 달라는 공문 맨 위에 찍힌/ 5602부대 밑에 연필로 1공수/ 707사령부 직속이라고 쓰면서/ 그는 연필 끝으로 공문을 몇 번 두드리고는/ '주지 마'라고 사무처 직원에게 말했다/ 선관위는 주었다는데요 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도 그는 '주지 마'라고 했다/ 계엄 이야기가 풍문으로 들리기도 했지만/ 확인된 건 없었다/ 확인된 게 없어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특수전사령부 손에/ 국회 설계 도면이 전달되었다면/ 707 특임단은 국회를 깨고 들어온 그날/ 블랙호크 헬기에서 내린 뒤/ 도면을 들고 체계적으로 빠르게 움직였을 것이다/ 바로 지하 1층으로 달려가/ 전기 스위치를 내렸을 것이다/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정치는"
도종환 시인 신작시 '암전'은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기 짝이 없었던 민주주의를 간신히 지킨 절박한 상황을 사실감 있게 묘사한다.
도종환 시인은 또 다른 시 '계엄의 밤'에서도 김민기 사무총장의 용맹무쌍함과 냉철함을 추앙한다.

박대현 문학평론가는 "12·3 내란과 분기하는 역사의 밤/ 도종환의 시와 '불 속의 칼'"이라는 제목의 평론에서 '그'의 실체를 더듬어 찾는다.
박대현 평론가는 외부에 국회 설계 도면 제공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사 결정 권한을 행사하고, 계엄 발령과 같은 절체절명의 중차대한 상황에서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이는 국회법상 사무총장이라고 단언한다.
박대현 평론가는 "'그'가 누구든 '5602부대' 요청을 차단하지 않았다면, 그 지체한 5분은 역사 속에서 삭제되고 말았을 테고, 지하 1층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가 암전돼 계엄 해제 의결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며 "서울은 '오월의 광주'보다 끔찍한 참극을 초래했을 터"라고 몸서리쳤다.
물론 박대현 평론가는 도종환 시인의 작가 노트를 인용하면서 '그' 혼자만의 힘으로 계엄을 막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짚는다. 만약 시민들이 국회로 몰려가 계엄군과 뒤엉키지 않았거나, 계엄군이 소극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계엄을 막지 못했으리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박대현 평론가는 '그'가 국회 설계 도면을 넘겨주지 않은 장면이 역사의 방향을 돌리는 결정타였다는 점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박대현 평론가는 "'그'가 거듭 강조한 말 '주지 마'가 마치 이 나라를 내란의 밤에서 구원한 목소리로 들리는 이유"라고 치켜세웠다.
도종환 시인은 '암전'과 '계엄의 밤' 말고도 '그 밤', '블랙', '계엄이 있던 겨울'을 포함해 계엄과 관련한 시 5수를 상징학연구소 2025 겨울호에 실었다.
우승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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