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 벌금형에 野 “정치적 항거” 與 “명백한 불법”
與 “단 1원이라도 벌금형은 국민 법정서 중형”…“사법 개혁 필요하다” 주장도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 판결에서 나경원·송언석 등 국민의힘 현직 의원 모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형이 선고된 데 대해 여야 반응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을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저항"으로 본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가 유죄를 선고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불법 폭력임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유죄 취지로 판단한 것은 아쉽지만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이 짓밟히고 절차와 합의의 정신이 무너졌다는 점을 법원이 외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회를 지키기 위해 야당이 선택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저항,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고통스러운 항거의 명분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 사태의 책임은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고 국회의 폭력 사태를 유발한 거대 여당의 오만에 있다"고 평가했다.
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자유민주주의의 최후 저지선은 지켜준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충돌은) 저희의 정치 행위였다. 그 당시 민주당과 함께하는 여권 야당들은 연동형 비례제를 합의하고 단 3~4개월 만에 패스트트랙에 태워서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법에 대해서 국민께 알려드려야 하고 그 알리는 방법의 하나로 이 법안에 대한 강력한 저항과 저지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의회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이 서술됐기 때문에 그나마 오늘의 판결로써 민주당 의회 독재를 저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 의회독재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저지선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야권은 최근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보겠다고도 언급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항소를 포기했던 검찰이 (이번 사건의) 항소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국민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당선무효형에 미치지 못하는 형이 선고됐다. 검찰이 항소하는지 항소 '자제'하는지 보면 선명한 비교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 민주당은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점에 초점을 두고 당시의 물리력 행사가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오늘 판결의 핵심은 분명하다"며 "동료 의원 감금, 의안과와 회의장 점거, 국회 직원과 동료 의원에 대한 물리력 행사 모두가 '정치적 항거'가 아닌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이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불법 폭력이라는 점이 사법부에 의해 명확히 확인됐다"며 "유죄 판결을 받고도 반성은커녕, 이를 '명분 인정'으로 둔갑시키는 파렴치함과 법원이 불법이라 판단한 폭력을 여전히 '민주당 독재 저지'라고 정당화하는 몰염치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6년이나 걸린 선고와 구형량보다 현격히 낮은 선고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며 "단 1원의 벌금이라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국민의 법정에서는 그것이 중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의원직 상실형을 면했지만 법원의 호된 꾸짖음을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민주당도 여당답게 대화와 타협 정신 지킬테니 국민의힘도 이번 판결에 교훈 얻어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사법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나경원에 대한 이번 판결은 '백지 면죄부'다. 왜 사법개혁이 필요한지 국민이 똑똑히 알게 됐다"며 "국민 앞에서는 독립과 정의를 말하면서 법조 카르텔 짬짜미 앞에 팔이 굽은 법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에 눈을 감고, 제 식구 지키기에는 무릎을 꿇고, 국민의 상식과 분노를 짓밟은 이번 결정은 사법부가 스스로 정의의 무게추를 내던진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법원이 계속 이런 판결을 내린다면 단순한 오판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 권력임을 자인한 행위다. 국민은 이 치욕적인 판결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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