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원대까지 떨어진 엔화···덩달아 원화 ‘울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책으로 ‘셀 재팬’ (일본 자산 투매)‘’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원화보다도 엔화가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930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엔화 약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원·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외국환중개 기준 20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2.76원으로 지난 9월말 대비 10원 가량 낮아졌다.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 4월 1010원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80원가량 떨어졌다.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급락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0월 이후부터 19일(현지시간)까지 엔화의 달러 대비 하락률은 -6.32%로 주요 통화 중 가장 컸다. 두번째로 하락률이 큰 원화(-4.46%)보다도 1.86%포인트 더 추락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엔 넘게 상승, 장중 157.5엔을 넘어서며 지난 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오히려 엔화의 하락세가 계속됐다.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에 일본 통화·주식·채권가치가 모두 떨어지고 있다. 일본 20년 국채 금리는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중장기채가 수십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약세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3% 안팎 반등했지만, 이달 주요 증시 대비 낙폭이 컸다.
다카이치 총리 정책이 불안심리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조엔(약 186조원)이 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 경제 규모 대비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은 국가인 만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중·일 갈등이 길어져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불안심리를 키웠다.
‘애꿎은’ 원화도 타격을 받고 있다. 원화는 엔화와 동조화 흐름이 강한데, 엔화가 초약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까지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쉽사리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서재 신한은행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당국의 노력에도 외부 상황이 원화 안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는 엔화 약세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도 원화 약세가 구조적인 성격이 큰 만큼 지난해처럼 원·엔 환율이 900원을 밑돌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이 엔화 약세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고 일본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초반부턴 엔화가 강세로 갈 수 있다고 본다”며 “원화보다 엔화가 세지는 만큼 원·엔 환율이 90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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