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보험 “준비는 마쳤다”지만...연말 출시 물 건너간 이유는?

금융 당국이 올해 안에 출시하기로 한 5세대 실손보험이 감감무소식입니다. 실손보험을 새로 출시하려면 보험업 감독 규정과 시행 세칙에 명시된 보험 약관을 개정해야 하는데, 감독 규정을 변경하겠다고 예고하는 절차만 40일가량 걸립니다. 결국 올해 남은 날을 고려하면 연말 출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보험사는 한목소리로 “출시 준비는 마쳤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5세대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가입자 입원비에 300만~500만원의 보험금 상한을 두고, 비중증 환자의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서는 자기 부담률을 3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비급여 진료를 잔뜩 받는 ‘의료 쇼핑’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대신 보험료 부담은 최대 절반까지 낮춰 주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달 5세대 실손보험 약관 기본안을 금융위에 보고했고, 금융위도 실무를 마무리하고 ‘보고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합니다. 보험사 역시 5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예상 보험료율까지 내부적으로 산정해 뒀다는 입장입니다. 5세대 실손보험 도입 논의는 작년 말부터 시작됐고, 올해 4월에 금융 당국이 기본적인 개선 방안은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당장 내일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해도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정무적 고려 때문에 출시 시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선 지난달 국정감사를 거치며 5세대 실손보험 세부 내용에 대한 추가 요구들이 쏟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선택적 특약’ 도입과의 관계도 변수입니다. 선택적 특약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도수 치료 등 비급여 의료비 약관을 제외하는 대신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기존 실손보험에 선택적 특약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들 탓에 5세대 실손보험의 출시 시점을 못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적대는 사이 실손보험을 둘러싼 분쟁과 소비자 불편은 누적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 관련 분쟁은 2023년 6954건에서 지난해 7264건으로 늘었고, 올해 9월까지 5482건이 발생했습니다. 보험금을 노린 과잉 진료가 반복되면서 상위 9% 계약자가 80%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당국이 실손보험 개혁 방안에 대해 발 빠르게 교통 정리를 해줘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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