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 말씀 드려야…” 진짜 지옥이었다, 선수들은 이 악물수록 감독은 웃는다

김태우 기자 2025. 11. 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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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 밀도와 강도 모두 높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는 SSG 선수단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가 시작되기 전 “올해는 작년보다 훈련량이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캠프 초반 먼저 들어간 구단 관계자들도 ‘지옥’이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썼다. 훈련량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가고시마 캠프 훈련 스케줄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밀도 있게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보통 훈련량이 많은 캠프는 얼리버드부터 시작해 야간 훈련까지 엄청나게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 SSG 캠프의 일정은 그런 ‘나머지 훈련’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다. 군더더기를 다 빼고, 메인에 굵직한 힘을 준 코스 요리 같다.

오전 7시부터 식사를 하고, 9시부터 컨디셔닝을 시작으로 훈련이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다른 팀과 다르지 않다. 대신 10시부터 파트별로 훈련이 돌아가는데 남는 시간이 하나도 없다. 야구장은 물론 실내 연습장에서도 훈련이 돌아간다. 선수 한 명당 돌아가는 시간이 많다. 인원 자체도 그렇게 많이 데려오지 않았기에 개인당 훈련량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야간 훈련까지 이어진다.

수비 훈련은 말 그대로 죽음이다. 새롭게 영입한 조동찬 수비코치가 ‘총대’를 잡았다. 다른 코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도가 높다. 20일의 경우는 거의 1시간 반 동안 내야수들이 번갈아가며 포구 훈련을 했다. 송구는 아예 하지 않고 계속 공만 잡았다. 곁에서 지켜보던 박정권 SSG 퓨처스팀(2군) 감독은 수비 훈련이 쉴새없이 돌아간다는 말에 “오늘은 체력을 많이 세이브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손을 저었다. 이날은 그나마 강도가 덜하다는 뜻이다.

▲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는 일과 시간 내 손실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게 특징이다 ⓒSSG랜더스

외야에서도 윤재국 조동화 코치의 지휘 하에 포구 훈련이 이어졌다. 코치들이 직접 쳐 주는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물론, 기계에서 발사되는 엄청난 스피드의 타구까지 선수들이 연신 뒤로 뛰어 잡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숨이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가빠졌다. 그 사이 다른 야수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부지런히 방망이를 돌린다. 배팅 장소를 여러 개 만들어두고 훈련을 한다.

식사 후에는 야외에서 타격 훈련을 한다. 그리고 오후 4시부터는 엑스트라 훈련이 시작된다. 중간에 휴식 시간은 없다. 그렇게 훈련이 다 끝나면 오후 6시다. 9시부터 6시까지 선수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식사 후 20분 정도다. 나머지 시간은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마땅치 않다. 타자들은 하루 기본 500개 이상의 공을 치고, 또 받는다. 이숭용 SSG 감독은 “코치들이 스케줄을 잘 짰다”라고 흡족해 하면서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훈련량이 많아졌다”고 인정했다.

야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은 덜 구르는’ 투수들의 훈련 시간도 많이 늘었다. 야수들보다 조금 일찍 훈련이 끝나지만, 역시 오전 9시부터 끝날 때까지 빡빡한 일정이 줄을 서 있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의 말수는 갈수록 줄어든다. 선수들의 에너지가 고갈돼 파김치가 됐다기보다는, 그냥 농담을 할 시간 자체가 없다. 이런 맹훈련이 한 달 내내 이어졌고, 이제 캠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 밀도 높은 타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SSG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 ⓒSSG랜더스

성과는 확실하다는 은근한 자신감이 보인다. “올해는 확실히 성과가 있다. 코칭스태프의 케미스트리가 좋으면 확실히 훈련 성과는 좋아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선수들도 목청 자체는 아직 유지하고 있다. 악을 쓰며 버틴다. “마무리캠프에서 내년에 1군에 자리 잡는 선수 2명만 발굴해도 캠프 비용은 다 뽑는다. 그런 선수들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숭용 SSG 감독은 “사장님께 이야기를 한 번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고민을 드러냈다.

내년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 명단을 작성하는 중인데, 이번 가고시마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 많아 원래 예정됐던 선수단 규모는 아쉬움이 있다. 못해도 2~3명 정도는 더 데리고 가고 싶다는 게 이 감독의 속내다. 그만큼 이번 캠프를 통해 눈에 들어온 선수, 기량이 발전된 선수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선수들도 1군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갈 좋은 기회인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 와중에서도 특별한 부상자 없이 캠프가 끝나간다는 것은 최대의 수확이다.

▲ 확실한 성과가 있었다는 내부 평가 속에 마무리되고 있는 SSG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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