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칼럼] ‘대장동 항소 포기’, 왜 지금인가

2025. 11. 20. 16: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항소 포기(자제)’를 둘러싸고 의문에 의문이 뒤따른다. 첫째, 왜 지금일까?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갤럽의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마이너스 4%포인트, 이번 주 리얼미터에는 3주 만에 2.2%포인트 하락이다.

‘항소 포기가 적절하다’가 29%, ‘적절하지 않다’가 48%다. 갤럽 기준 ‘적절하다’는 평가를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하면 30%포인트 차이다. 다시 부각된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새삼 주목하는 사람들이다. 무당층의 격차는 더 심하다. ‘적절하다’가 13%, ‘적절하지 않다’가 48%다. 2030세대는 20대(17~44%) 30대(24~49%)로 전체 여론 흐름과 유사하다.

대통령을 이렇게 부정평가하는 이유의 21%가 ‘사법 리스크’와 관련 있다. ‘도덕성/본인재판 회피(15%)’+‘대장동 사건/검찰 항소포기 압박(6%)’이다. 긍정 평가 1위 ‘외교 실적’의 상승세를 희석시키는 셈이다. 조인트 팩트 시트 발표도 지지율 하락을 막았다.

‘왜 지금인가’의 한 가설은 ‘정권 초인 지금이 최적 시기’라는 견해다. 예상보다 큰 타격은 아닐 것이고 어느 정도의 대통령 지지율 하방 압력은 APEC 정상회의 후광효과로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 질문은 ‘꼭 그래야만 했느냐’다. 지지율 하락이 작더라도 또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항소 포기’의 충분한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이다. ‘항소 포기(자제)’의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문제지만, 정치적 파장을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것이라면 그럴만한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첫 번째 쟁점은 외압 논란이다. 법무차관과 전직 검찰총장 대행의 진실 공방이 출발점이다. ‘항소 포기를 요구했다’는 취지라는데 그런 적 없다고 한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 간 책임공방이다. 법무장관은 세 번 말한다. 선고 직후 “신중하게 판단하라”, 항소가 필요하다는 보고에 “신중하게 판단하라”, 그리고 기소시한 마감일 오후 “신중하게 합리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사실상의 지휘권 발동이다. ‘실세’ 법무장관이 외압 논란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무언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리의 시작이다. 돈과 사법적 이익을 핵심적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두 번째 쟁점은 ‘항소 포기’가 이 대통령의 사법적 이익과 관련 있느냐다. ‘업무상 배임과 특경법상 배임’의 차이다. 회사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만 유죄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죄)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특경법으로만 기소되어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가벼운 업무상 배임죄만 인정되어 유죄 선고될 가능성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배임죄 폐지면 당연히 면소판결을 받는다. 민주당은 ‘배임죄 폐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항소 포기’가 1차 저지선이라면 ‘배임죄 폐지’는 마지노선일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세 번째 쟁점은 돈이다. 600억대에서 7800억까지 액수는 엇갈린다. 법무장관은 “대장동 항소 포기, 대통령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하지만 대장동 일당, 즉 이 대통령 ‘공범들 달래기’라고 반격한다. ‘거래/압력설’이다.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자기 공범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항소 포기는 수천억 원을 대장동 일당에게 챙겨 준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통령의 책 ‘소년공의 일기’ 제13화 “재정에 밝아 ‘재명’인가”의 한 구절이다. “나의 이름 ‘재명’은 있을 재(在)에 밝을 명(明 )을 씁니다. 그러나 나의 생은 그 이름에 재물 재(財)를 쓰는 게 더 어울리지 않나 싶었을 만큼 나를 셈에 밝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이끌었습니다. 나는 돈 계산이 빠릅니다. 돈의 귀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한동훈’은 “검찰총장(대행)에 퇴근 30분 전 전화 한 통으로 이미 결정된 항소 제기를 꺾을 수 있는 권력은 한 명 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추정과 주장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목받는 게 대통령의 주변 권력 관리방식이다.

특히 법무장관 정책보좌관과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이 눈에 띈다. 민정수석실 4명의 비서관 중 최소 3명과 법무장관 정책보좌관은 ‘대장동 변호인 출신’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책보좌관의 전직도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었다. 용산에는 민정수석실 외에도 대장동이나 대통령 관련사건 변호인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 변호인 출신은 국회와 정부에도 물론 있다. 국회의원은 5명이고 법제처장, 국정원 기조실장, 금융감독원장, 그리고 UN 대사 등이 대표적이다.

의문에 의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론 반향과 지지율 손해를 감수하려 할 만한 이유가 ‘대통령의 불안감’은 아닐지 사람들은 의심한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