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구상’ 유엔 통과 이틀 만에···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역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채택된 지 이틀 만인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을 공습해 최소 33명이 사망하고 8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다음날에도 공습을 이어가 최소 4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와 안보리 결의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 남부 칸유니스 인근에서 무장세력이 자국군에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가자 전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인근 최소 2곳을 공격했는데, 그중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시설과 피란민 텐트 수천 동이 있는 알마와시가 포함됐다. 알마와시는 애초 이스라엘이 가자 북·중부 주민들이 피란할 수 있는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했던 곳이다. 가자시티 북쪽의 자이툰에서도 13명이 사망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달 10일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단행한 공습 중 세 번째로 사상자 규모가 크다. 지난달 19일과 29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총 154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군 3명이 사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에게 총격한 사실을 부인하며 이스라엘의 공습을 비난했다. 이어 미국을 향해 “휴전 협정을 존중하고 이스라엘에 즉각적 압력을 넣어 휴전협정을 이행하고 공격을 중단하게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칼레드 엘긴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국제사회와 유엔 안보리 결의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부분적으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휴전과 평화 중재라는 명분 아래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휴전 발효 이후 이날까지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정을 최소 393회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중 폭격·포격이 174회, 민간인에 대한 사격이 113회, 재산 파괴가 85회, 주거지 침입이 17회에 달했다.
알자지라 분석에 따르면 휴전이 발효된 이후 41일 동안 이스라엘이 가자를 공격한 날은 33일이었고 공격하지 않았던 날은 8일에 불과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휴전 발효 이후 3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가자 주민들은 겨울철 우기를 맞아 폭풍우와 추위로도 고통받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주 내린 폭우로 29개 지역의 임시 피란민 캠프와 약 1만2000가구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특히 칸유니스 해안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폭우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4000가구의 텐트가 침수됐다. OCHA는 많은 주민이 적절한 난방 시설이 없어 추위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폭우로 가자지구의 위생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화장실과 하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피란민 캠프에 폭우가 내리면 오수가 넘치게 된다. 이미 과부하 상태인 가자지구 병원들에는 피부병과 위장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은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공습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한 마을을 무인기(드론)로 공습해 1명이 사망하고 근처를 지나가던 통학버스에 탑승했던 학생들을 포함한 11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또 헤즈볼라 무기 저장 시설이 있다며 마을 여러 곳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를 공격해 1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재무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81632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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