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배달앱 가격 혼선·점주 소송…본사·가맹점 갈등 '총체적 난국'
‘외부 사입 금지·독점 물류망’ 속 닭 공급 문제 반복
일부 가맹점주, 본사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교촌치킨이 배달앱 가격 혼선과 가맹점주 소송전에 얽히며 본사와 가맹점 갈등이 다시금 '총체적 난국'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9월 '슈링크플레이션(양 줄이기)' 논란으로 이미 소비자 신뢰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가격·공급·운영·소통 전반의 불안정한 상황이 연달아 드러나면서 교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
20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중부권 일부 교촌치킨 매장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허니갈릭순살·마라레드순살·반반순살 메뉴의 배달앱 가격을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2000원 인상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 판매가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배달앱에서만 2000원 더 올려 판매하는 이른바 '이중가격제'에 해당하는 조치다. 점주들은 순살 메뉴 중량 원상복구로 인한 원자재 비용 증가와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인상 이유로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최근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배달앱 개별 가격 전략이 확산 조짐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비·인건비·원가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점주들이 배달앱에 한해 가격을 탄력 조정하려는 시도 같다는 분석이다.
교촌 본사는 이번 가격 변화가 가맹본부 정책과는 무관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달앱 판매가는 법적으로 '자율가격제'에 속해 본사가 임의로 조정할 수 없고, 권고 이상의 개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맹본부가 점포 가격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므로 최종 판매가는 각 점주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입장이다.
교촌 관계자는 "일부 가맹점이 자율가격제를 적용해 가격을 자체 조정한 것"이라며 "이를 가맹본부가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 9월 순살 메뉴 리뉴얼 과정에서 닭다리살 메뉴에 닭가슴살을 섞고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여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마저 비판에 가세하자, 교촌은 한 달 만에 중량과 원육 구성을 기존 방식으로 원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니갈릭순살·마라레드순살은 금일부로 단종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매장별 재고와 판매 계획에 따라 가격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례 탓에 이번 배달앱 가격 인상 역시 소비자들 사이 탐탁지 않은 반응을 낳았다. "양 줄였다가 되돌린다더니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닭고기 공급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여전히 심각하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발주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닭고기가 공급돼 정상영업이 불가능했다며 지난 18일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본사의 불안정한 공급 때문에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본사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수급에 차질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점주들은 같은 기간 경쟁사들은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외부 사입이 금지되고 본사 물류망만 사용하도록 강제된 탓에 인기 메뉴 '허니콤보'와 '레드콤보' 판매조차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원재료를 사오면 영업정지 등 불이익을 준다"며 "본사가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통제만 강화한다"고 반발했다.
원재료 공급 불안은 교촌 본사와 가맹점 간 오랜 갈등의 원인이다. 올해 6월 일부 점주가 필수 원재료 미납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자, 본사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해당 가맹점에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했다. 지난 2월에는 100여명의 점주가 판교 교촌에프앤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동일한 지적이 제기됐다.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닭고기 공급 차질 문제가 6년째 반복되고 있다는 질의에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해결책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 물류 차질에 그치지 않고, 가맹본부의 공급 책임 불이행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한다. 이번 사태가 국내 프랜차이즈 운영 구조 전반에 경고음을 울리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부 사입 금지와 독점 물류망 체계 속에서 공급 불안정이 반복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시적 수급 불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부 사입 제한과 독점 물류 체계 가운데 소송 문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점주들의 불만이 구조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사와 가맹점 갈등이 길어지면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가기 전 필요한 것은 효율적인 관리와 소통 체계 재정비"라고 말했다. 이어 "교촌이 향후 가격·공급·소통 문제 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소비자 신뢰 회복과 가맹점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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