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생후 6일’ 딸 숨지게 하고 산에 암매장한 혐의 친모 ‘무죄’
재판부 “돌연사·사고사 가능성 배제 못해”
2015년 침대에 방치해 숨지게 만든 혐의
분유 제때 안 주고,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
아이는 ‘유령 영아’ 조사로 숨진 사실 발각

10년 전 생후 6일이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당시 아이가 숨진 경위가 규명되지 않아 영아 돌연사나 사고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2부(김병주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15년 2월 10일 생후 6일이 된 딸 B 양을 침대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분유를 제때 주지 않은 혐의로 B 양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숨진 B 양을 기장군 한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영아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A 씨의 일관된 진술 신빙성에 비춰 아기가 숨진 사실은 인정된다”며 “문제는 살인 고의와 방법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 방법은 추측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아기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가 전혀 규명되지 않아 A 씨 고의나 과실과 상관없는 영아 돌연사 또는 사고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가 정상적 사고방식을 가진 모친이라면 당연히 했을 것으로 기대되는 행동들을 하지 않아 의심스러운 정황이 인정된다”며 “사건 발생 이후 주변에 입양 보냈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암매장해 B 양을 살해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긴 한다”고 했다.
다만 “A 씨가 살해 동기를 가졌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과실치사나 아동학대치사, 유기치사 등 다른 범죄 성립 가능성도 고려해 볼 여지가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증명도 부족해 별도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A 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친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해 죄질이 매우 중한 점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B 양은 3.3kg으로 태어나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발가락이 6개인 다지증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 당시 남편과 협의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고, 금전적인 문제로 생활고를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남편과 관계가 급격히 틀어지며 이혼하게 됐고, 홀로 두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가 경제적 상황에 따른 불안감, 피해자 양육에 대한 부담감, 남편 문제로 받은 스트레스로 둘째 아이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재판부는 A 씨가 단유 약을 처방받은 사실을 다뤘다. A 씨는 B 양을 낳은 지 이틀 만에 단유제로 쓰이는 카버락틴을 처방받아 복용했고, 사실상 B 양을 굶겨 죽이려고 계획한 게 아니냐는 추궁을 받았다.
당시 A 씨는 “둘째를 낳고 무슨 일이라도 빨리해야겠단 생각에 약을 처방받은 것”이라며 “둘째 아이 사망 당일 분유를 먹인 기억은 있지만, 몇 번 먹였는진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그는 “과거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영아 돌연사란 이야기를 들었기에 사망 원인을 그것으로 생각했다”며 “이후 수사기관에서 자꾸 분유를 문제로 삼길래 그것 때문에 아이가 잘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B 양 사망은 2023년 7월 정부가 출생 기록은 있지만, 신고는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경찰은 이후 수사를 진행하며 B 양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에 나섰지만, 시신을 발견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