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지원’ 호반건설, 과징금 243억원 대법서 확정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5. 11. 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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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 608억원 취소소송
2010~2015년 공공택지 개발 중
총수 2세 지원 위한 부당지원 판단
벌떼입찰 등 문제없어 365억원 취소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호반건설이 ‘벌떼입찰’로 총수 아들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608억원 중 365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호반건설과 8개 계열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2010~2015년 공공택지 입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령회사에 가까운 계열사를 여러 개 만들고 입찰에 참여하는 ‘벌떼입찰’에 나섰다.

택지를 낙찰받은 뒤에는 23개의 공공택지를 그룹 2세인 김대헌 사장과 김민성 전무가 소유한 회사인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에 양도(전매)했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계열사에 입찰 참가 신청금을 무이자로 대여해준 것으로도 드러났다.

택지 양도 이후 총수 2세의 회사가 공공택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자, 호반건설은 자신의 지분을 초과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전액 약 2조6393억원을 무상으로 지급보증했다. 호반건설이 일부 맡아 진행하던 936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도 중단하고 두 아들의 회사에 이관했다.

그 결과 총수 2세 관련 회사들은 공공택지 시행사업에서 5조8575억원의 분양 매출, 1조3587억원의 분양 이익을 올렸다.

공정위는 호반건설이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수 2세 회사를 지원했고, 이렇게 얻은 이익이 경영권 승계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원행위,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08억원을 명령했다.

호반건설과 계열사들은 이에 불복해 지난 2023년 행정소송을 냈다. 공정위 의결은 법원의 1심 판단과 같은 효력이 있어 소송을 곧바로 서울고법에서 진행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3월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호반건설의 일부 행위가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징금 365억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호반건설이 내야 하는 과징금 액수는 243억원으로 줄었다.

2심 재판부는 호반건설이 2010~2015년 사이 공공택지를 총수 2세의 9개 회사에 공급가격에 전매했기 때문에 총수 일가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공택지를 판매해 단순히 시행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당지원행위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2014~2017년 호반건설이 계열사의 공공택지 입찰 신청금을 무이자로 대여한 것도 불법이 아니라고 봤다. 당시 호반건설은 19개 계열사에게 414회에 걸쳐 1조5753억원을 이자 없이 빌려줬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지원받은 금액이 회사별로 820만~4350만원 수준에 불과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벌떼입찰’이 그룹 차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인 방법이라고 본 셈이다.

다만 호반건설이 자신의 시공 지분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PF 대출액을 지급보증한 행위는 부당지원행위가 맞다고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호반건설은 비계열사가 시행사인 개발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한 경우에는 시공지분율에 따른 신용보강 책임만 부담했다”며 “자신의 시공비중을 초과해 무상으로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은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호반건설이 총수 2세의 13개 계열사로부터 받지 않은 지급보증 수수료가 상당한 규모”라며 “호반건설의 행위는 국내 주거용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계열사들의 지위를 강화해 경쟁을 저해하는 등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호반건설이 자신이 진행하던 공사를 멈추고 호반산업에 이관한 행위 역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행위가 맞다고 인정됐다. 재판부는 “호반건설이 공사를 이관할 때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고,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는 총수 2세였다”며 “호반건설의 행위는 총수 2세들에 대한 이익제공 의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공사 이관으로 총수 2세들은 총 20억원가량의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인정됐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의 판단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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