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은 좋은데 이해관계 복잡”… 용적률 사고파는 ‘용적이양제’ 표류

김보연 기자 2025. 11. 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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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문화재 보존 등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용적률을 개발 여력이 있는 곳으로 넘길 수 있게 하는 '용적이양제' 입법을 내년으로 미뤘다.

용적이양제는 문화재 때문에 고도규제가 있는 지역의 용적률을 다른 곳에 팔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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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조례 입법 두 차례 연기…내년 상반기나
“美·日과 달리 이해관계자 얽혀 복잡” 신중론도
서울 남산에서 주택 및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문화재 보존 등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용적률을 개발 여력이 있는 곳으로 넘길 수 있게 하는 ‘용적이양제’ 입법을 내년으로 미뤘다. 용적률은 토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로, 용적률이 높아지면 그만큼 층수를 높일 수 있다. 미국 뉴욕 ‘원 밴더빌트’(93층), 일본 도쿄 ‘신마루노우치빌딩’(38층) 등이 용적이양제를 통해 탄생한 랜드마크 건물이다.

국토교통부가 미온적인 탓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주장이다. 사업 시행이 늦어지면서 서울형 용적이양제 도입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 일본과 달리 서울은 공공 소유 토지·건물이 적고 토지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서울시는 지난 4일 열린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의 행정 사무감사에서 용적이양제 조례 입법을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업무보고 당시 4월에 입법, 연내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차례 미뤄 올해 하반기 입법 예고를 하겠다고 했다가, 이마저도 쉽지 않아 내년으로 넘긴 것이다.

용적이양제는 문화재 때문에 고도규제가 있는 지역의 용적률을 다른 곳에 팔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적률이 1000%인 풍납동 상업지역이 문화재인 풍납토성으로 인한 고도규제 때문에 용적률을 400%밖에 못 쓴다면, 나머지 600%는 다른 재개발 지역에 팔 수 있도록 한 개념이다.

/서울시 제공

도시 개발 밀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정책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송재혁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6)은 감사에서 지난 9월 말 상임위에서 용적이양제 성공 사례 자료 수집을 위해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던 사실을 언급하며 “도쿄에 가면 사례가 많을 줄 알았는데 딱 한 건에 불과하고, 이 역시 마루노우치 땅 전체가 미쓰비시 단독 소유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구조다”라며 “서울시가 구상하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이 수도 없이 얽혀 있어 굉장히 복잡할 수밖에 없어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서상열 의원(국민의힘·구로1)은 용적률 양도 지역을 공공 지구로 제한하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들며 “서울시가 보유한 토지나 건물이 많지 않아, 용적이양에 대한 산술이 특히 면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공공이 땅을 통째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용적률의 가치를 매기는 과정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형 용적이양제 시행 시 거론되는 유력 양도 지역은 풍납토성, 북촌, 경복궁 등 문화재 주변 지역이나 김포공항 지역 등인데, 이 지역은 토지 권리 관계가 복잡한 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용적이양제가 이론적으로는 좋은데 실행 단계에서 난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시는 용적률 양도 이양 범위, 기준, 한도 등 세부 내용을 촘촘히 계획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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