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17번 '정답 없다' 주장 제기…평가원 입장 주목

진태희 기자 2025. 11. 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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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이 특히 어렵게 나왔다는 분석이 많았죠.


그중에서도 한 문항을 두고, 정답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학계의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의견을 포함해 현재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 수능시험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던 국어 17번 문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대한 견해에 대해 두 독자의 반응을 살핀 뒤, 가장 적절한 주장을 골라야 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정답은 3번.


보기에 등장하는 '갑'은 뇌의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옮기더라도 그 복제된 의식은 원래의 자신과 같은 인격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따르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갑의 입장은 옳지 않다"는 선지입니다.


이는 지문에 등장하는 "칸트 이전까지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 시간 속에서 지속한다"는 내용에 기반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충형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3번이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하는 순간 '단일한 주관'을 가진 영혼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갑의 말이 옳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교수는 17번 문항과 관련 있는 '수적 동일성' 개념을 다룬 연구로 세계 철학자들이 뽑은 '2022년 최고의 철학 논문 10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충형 교수 / 포항공과대학교 인문사회학부

"기술적인 강사들이 가르치고,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식이 있는데 이 문항은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문항이라…."


반면 교육 현장에선 오류로 인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수능에서 출제 오류 여부는 지문에 있는 정보만으로 정답을 고를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또, 문제 지문이 EBS 연계교재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생소한 개념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 고등학교 국어 교사 

"이 문제를 낼 때 선지나 보기에서 작은따옴표를 쓰는 건 지문에 사용된 그 말의 개념으로만 생각하라는 의미예요. 지문에 첫 번째 문단에 다섯 번째 줄에 보면 '생각하는 나'가 '영혼'이라고 있거든요."


이 같은 문제 제기는 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공식 접수됐습니다.


평가원은 이 의견들을 검토해 오는 25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확정 발표할 예정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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