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최영애·안경환 전 인권위원장 “안창호 위원장 사퇴” 성명

고경태 기자 2025. 11. 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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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인권위원·사무총장 등 28명 성명
“김용원 상임위원 동반사퇴”도 요구
송두환·최영애·안경환(왼쪽부터) 전임 인권위원장.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겨레 자료

송두환·최영애·안경환 전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3명을 비롯한 전임 인권위원과 사무총장 등 28명이 “안창호 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의 즉각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직전 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장들이 집단으로 현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2001년 인권위 출범 이후 초유의 일이다.

안창호 현 위원장 전임자인 송두환 9대 위원장(2021. 9~2024. 9)과 최영애 8대 위원장(2018. 9~2021. 9), 안경환 4대 위원장(2006. 10~2009. 7)은 20일 오전 전임 상임 및 비상임위원·사무처장들과 함께 성명을 내고 “이제 인권위는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의 기본권 옹호를 내세워 반역사적 결정을 주도한 안창호 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의 존재만으로도 더 이상 존립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안창호 위원장·김용원 상임위원은 즉각 동반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전임 위원장 외에도 박경서·문경란·정강자 전 상임위원, 정재근(법안)·양현아·김수정 전 비상임위원, 김칠준·조영선·송소연 전 사무총장 등 25명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방어권 안건’이 전원위에 상정된 지난 1월13일, 안창호 위원장이 14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한 시민이 안창호 위원장에게 다가가 안건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그 뒤로는 인권위 직원들이 ‘내란옹호 안건’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들은 성명에서 “인권위는 지금 창설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과장급 간부 직원들까지 실명으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인권위가 더 이상 정상적 인권기구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 부터 인권위 내부망에는 김재석 차별시정총괄과장 등 인권위 간부와 직원들이 잇달아 실명을 내걸고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전임 인권위원장 등은 “안창호 위원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고, 역대 인권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차별금지법 제정 노력까지 사실상 중단시킨 장본인”이라고 짚었고, 김용원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막가파식 언행으로 인권위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채 상병 사망 사건 처리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는 인권의 최후 보루다. 그 보루가 다시 설 수 있는 첫걸음은, 인권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한 두 사람의 퇴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인권위는 이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전임 인권위원 및 사무총장 성명서

안창호 위원장·김용원 상임위원은 즉각 동반 사퇴하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금 창설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과장급 간부 직원들까지 실명으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인권위가 더 이상 정상적 인권기구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위기의 직접적 책임은 두 사람에게 있다. 바로 안창호 인권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이다.

안창호 위원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고, 역대 인권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차별금지법 제정 노력까지 사실상 중단시킨 장본인이다. 이는 인권위의 설립 취지와 존재의의를 스스로 훼손한 행위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막가파식 언행으로 인권위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채 상병 사망 사건 처리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으켰다. 또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인권위를 찾아온 민원인을 수사 의뢰하는가 하면 함께 일하는 인권위 직원들을 겁박했다. 이는 인권위원으로서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행위였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두 사람이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의 기본권 옹호를 내세워 반역사적 결정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권력자에게 인권이란 미명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한 이 결정은 인권위 역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인권위는 두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더 이상 존립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전임 인권위원과 사무총장 일동은 다음과 같이 준엄하게 요구한다.

1. 안창호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2. 김용원 상임위원은 즉각 동반 사퇴하라.

우리는 실명으로 사퇴를 요구한 인권위 직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인권위는 인권의 최후 보루다. 그 보루가 다시 설 수 있는 첫걸음은, 인권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한 두 사람의 퇴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인권위는 이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2025년 11월 20일

전임 인권위원 및 사무총장 일동

안경환, 최영애, 송두환(이상 3인 전임 인권위원장), 김기중, 김수정, 남규선, 문경란, 문순회(퇴휴), 박경서, 박찬운, 배복주, 석원정, 양현아, 원형은, 유남영, 윤석희, 이경숙, 이준일, 임성택, 장명숙, 장주영, 정강자, 정문자, 정재근(법안) (이상 21인 전임 인권위원 가나다순), 김칠준, 조영선, 송소연, 박진(이상 4인 전임 사무총장)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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